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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5. SAT

DRESS FOR THE DECADES

새로운 시선의 빈티지 룩

다양한 시대와 문화가 혼재된 빈티지 룩으로 가득한 2018 F/W 시즌


50’s 블루종 재킷에 올림머리를 접목해 반항적인 테디 걸 스타일을 완성한 미우미우.




60’s 파스텔컬러의 투피스가 재클린 케네디를 연상시키는 모스키노.




70’s 보헤미언 스타일의 패치워크와 로맨틱한 스커트가 돋보이는 크리스찬 디올.




80’s 발목까지 올라오는 펑키한 부츠에 볼드한 어깨를 접목한 생 로랑.




90’s 둥그런 베이스볼 캡과 나일론 재킷으로 캐주얼한 룩을 연출한 버버리.



‘좋은 와인’과 ‘시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최고의 빈티지’라는 점 아닐까? 패션계도 같은 생각인지 2018 F/W 시즌 런웨이는 레트로 스타일로 가득하다. 몇몇 브랜드의 쇼만 살펴봐도 우리는 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모든 룩을 만날 수 있다. 미우미우의 10대 감성 모즈 룩, 디올의 비트족, 베르사체의 펑크, 버버리의 클럽 키즈 등 마치 역사책에서 뽑아낸 장면들 같다. 하지만 이런 룩을 단순히 빈티지 스타일이라 할 순 없다. 과거를 돌아보는 이런 시도는 단순히 과거의 답습을 넘어서는 것이었으니. 미우미우의 런웨이를 살펴보자. 반짝이는 페이턴트 블루종으로 50년대 로커를 그저 흉내만 낸 것이 아니다. 80년대에 유행했던 하이웨이스트 스톤 워시 데님과 2000년대 초반에 인기를 끈 디지털 프린트, 60년대풍의 미니드레스도 섞여 있다. “빈티지 유행은 시대를 참고하는 것과 노스탤지어로 바라보는 것, 두 가지 방향이 있어요.” 60년대와 70년대 스타일과 정신에 매료된 런던의 디자이너 마이클 핼펀(Michael Halpern)이 말한다. “이를테면 밀레니얼 세대에게 빈티지란 시대정신을 참조하는 것에 가깝죠. 이는 구식이나 익숙함이라기보다 오히려 새로움을 느끼게 해요.” 레트로 스타일에 한 끗을 더한 무엇인가가 2018 F/W 시즌의 핵심이다. 문화사학자 딕 헤브디지(Dick Hebdige)는 말했다. “스타일이란 한 시대에 대한 경의예요. 우린 과거의 한 자락을 끄집어내 정체성을 표현하고 가치를 논하죠.” 이는 구찌 2018 F/W 쇼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20년대 스타일의 재킷과 모형 드래건, 복제한 머리, 80년대 NY 양키즈 캡 모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문화, 스타일을 혼합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창적인 컬렉션을 완성했다.

“우린 당대의 프랑켄슈타인이에요.” 미국의 페미니스트 작가 도나 해러웨이의 에세이 <사이보그 선언>과 여성학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런웨이에서 미켈레가 말한다. 날렵한 커팅 기법과 뾰족한 어깨 실루엣으로 완성한 드레스에는 인간의 양면성이 함축돼 있다고 덧붙이며. 미켈레의 입성 이후 시대를 넘나드는 절충주의 믹스매치를 선보여온 구찌는 우리에게 이미 존재하는 걸 변형하는 재미, 새롭게 믹스하는 즐거움을 일깨워준다. 한편 2018 F/W 시즌 레트로 감성을 전달하는 브랜드에 대해 매치스패션닷컴의 패션 디렉터 내털리 브루스터(Natalie Brewster)는 보다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팁을 알려준다. 독자들에게 마르케스 알메이다, 캘빈 클라인, 끌로에 등을 추천한 그녀는 “진정한 빈티지는 삶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죠. 단, 액세서리는 깔끔하고 미니멀하게 유지하세요”라고 덧붙인다. 최근 정치 풍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린 옷을 ‘스타일을 통해 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걸 당연시한다. 제1, 제2, 제3, 제4의 페미니즘 물결을 떠올려보라. 파리 학생시위 50주년을 기념해 당시의 스쿨 룩을 연상시키는 유니폼을 선보인 디올이 대표적이다(유니폼 시위는 한때 같은 생각을 가진 여성들을 결합시키는 길잡이였다). 이처럼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빈티지를 취하는 다양한 방식을 제안했다. 빈티지를 통해 과거를 추억하든, 새로운 것을 곁들여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든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피력하든 빈티지를 입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래도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2018년은 ‘기억(Memory)’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CREDIT

에디터 이연주
글 SARA MCALPINE
사진 GETTYIMAGESKOREA, IMAXTREE.COM
디자인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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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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