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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2. SUN

WELCOME TO THE FANTASIA

미리 알려줄게, 패션 트렌드

수많은 브랜드 컬렉션을 통해 본 패션 트렌드



잘 팔릴 만한 옷이 빠르게 런웨이를 점령하고, 언제 어디서나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쇼를 볼 수 있는 시대. 이제 판타지는 사라지고 리얼리티만이 패션계를 지배하지 않을까 싶겠지만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2018 F/W 패션쇼가 열린 파리, 밀란, 뉴욕, 런던은 하우스의 아카이브에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새로운 코드를 창조하거나 거금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장인 정신을 표출하고, 미래의 고객들을 위한 독특한 비전을 제시하는 등 어느 때보다 과거를 조망하고 현실적인 감각을 갖추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아끼지 않았으니까. 눈에 띄는 변화는 여성 디자이너의 활약이다. 피비 파일로는 떠났지만 여성 인권 향상을 꾸준히 외치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와 여성이 지닌 개별적 특성을 강조한 미우치아 프라다, 끌로에의 나타샤 램지 래비, 지방시의 클레어 웨이트 켈러, 에르메스의 나데주 바니 시불스키까지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은 현재 패션계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큰 모토다. 한편 지금의 시대상을 사이보그에 비유하고 자신을 복제한 사람 머리를 든 모델이 등장하는 등 특수효과로 승부수를 던진 구찌, 드론을 띄워 좌중을 들썩이게 한 돌체 앤 가바나, SF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아바타들이 등장한 모스키노 등 뉴 테크놀로지에 심취한 컬렉션에서는 미래의 패션을 상상케 했다.



아쉬운 이별의 순간도 많았다. 17년 동안 버버리 수장으로 활약한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고별 컬렉션을 비롯해, 37년 디자이너 인생을 정리하고 현직에서 물러난 캐롤리나 헤레라, 우아한 여성상을 완성했던 보테가 베네타의 토머스 마이어와 니나리치의 기욤 앙리가 패션사의 한 챕터를 닫았다. 한편 시즈 마잔, 리처드 퀸, 마린 세르, 만수르 가브리엘 등 슈퍼 루키들의 활약으로 새로운 챕터가 열리고 있으니 그들의 신선한 감각과 참신한 애티튜드도 기대해 보자. 침체된 패션 마켓을 무색하게 한 강렬한 순간도 많았다. 8명의 디자이너와 협업해 대규모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 몽클레르와 F1 경기장을 설치해 쇼장을 축제로 이끈 타미 힐피거, 런웨이에 팝콘을 가득 채운 캘빈 클라인, 가을 숲을 그대로 옮겨온 샤넬과 코치, 핑크 카네이션을 활짝 피운 토리 버치까지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 스케일의 패션쇼도 에디터들의 시선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우아한 드레싱으로 안정적인 쇼를 선보인 파리부터 테크놀로지와 아트 사이를 적절히 오간 밀란, 통통 튀는 젊은 에너지가 여전했던 런던, 빅 디자이너들의 이별 예고(마크 제이콥스와 알렉산더 왕, 빅토리아 베컴 등이 뉴욕을 떠나기로 선언)로 아쉬움을 자아냈던 뉴욕까지 천재들이 선사하는 폭발적인 에너지는 없었지만, 충분히 입고 싶을 만큼 현실적인 감각과 예술성을 녹여낸 장인 정신, 미래지향적인 감성이 어우러지며 패션계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CREDIT

에디터 정장조
사진 IMAXTREE.COM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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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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