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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TUE

HIS, HERS, EVERYONE'S

유니섹스 신드롬

신세대 디자이너들의 등장과 함께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는 유니섹스 스타일에 관하여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하는 패션계에서 ‘유니섹스’와 마주하는 건 여자친구의 데님 팬츠나 남동생의 재킷을 빌려 입는 것만큼이나 흔한 일이었다. 권위 있는 패션 단체들 또한 점차 유니섹스 컬렉션을 주최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뉴욕패션위크를 주관하는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 ‘CFDA’는 올해 2월, ‘유니섹스’를 새로운 패션 카테고리로 정했고, 2018 LVMH 어워즈의 파이널리스트 또한 절반 이상이 찰스 제프리(Charles Jeffrey)나 더블렛(Doublet) 같은 성별 구분 없는 컬렉션을 진행하는 브랜드들이었다. LVMH 어워즈의 창립자인 델핀 아르노(Delphine Arnault)는 “이 후보들은 패션계에 진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 언급할 정도다. 발렌시아가와 톰 포드, J. W. 앤더슨 등 많은 브랜드들이 2018 S/S 시즌을 시작으로 유니섹스 컬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했지만, 딱히 새롭게 다가오진 않는다. 이미 프라다는 2010년에, 장 폴 고티에와 알렉산더 맥퀸은 그보다 이전에 이런 스타일의 컬렉션을 시도했으니 말이다. 다만 과거 유니섹스 컬렉션들은 어깨를 넓히거나 허리 라인에 주름을 잡는 등 ‘남성성’과 ‘여성성’을 혼합하는 방식에 집중했다면, 요즘 유니섹스 컬렉션들은 성별을 떠나 하나의 사이즈, 하나의 디자인, 하나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참고로 발렌시아가는 다가오는 2018 F/W 시즌에 남녀 함께 입을 수 있는 벨벳 소재의 보디수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제 더 이상 젊은 디자이너들은 남녀 모델로 컬렉션을 나누는 전통적인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남성 브랜드였던 AMI의 디자이너 알렉산드르 마티우시는 특유의 과감한 테일러링과 니트 스타일링을 살린 여성 라인을 발표했다. “AMI는 남자들만 위한 브랜드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회사 여직원들을 비롯해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AMI 의상들을 구입해 입기 시작했고, 지금 그들은 AMI 스토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원이 됐다”며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찢겨진 데님 팬츠와 화이트 티셔츠를 매치해 50년대 스타일의 반항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배우 조 크래비츠


헐렁한 재킷과 팬츠, 블랙 옥스퍼드 로퍼…. 캐서린 헵번이 1930년대 선보인 매니시 룩은 당시 코르셋을 즐겨 입던 여성들에게 센세이션 그 자체였고, 큰 지지를 얻었다.


클래식한 매니시 룩의 정석을 보여준 영화<애니 홀> 속의 다이앤 키튼.


파리의 주목받는 신예 디자이너이자 발망의 올리비에 루스테잉과 함께 오랜 기간 일해온 르도빅 드 생 세르냉(Ludovic de Saint Sernin)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디자인할 때 성별을 고려하진 않지만 처음엔 남성 의류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남성 컬렉션으로 데뷔했으나 현재 여성 컬렉션까지 선보이고 있다. “많은 여성 스타일리스트들과 여성 패션 에디터들이 내가 여성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 거라고 꾸준히 이야기해 줬고 내 쇼를 응원해 줬다. 내겐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광택감이 돋보이는 메탈릭 트렌치코트 같이 컬렉션 곳곳에서 성별을 넘나드는 바로크 스타일의 의상들이 바로 그의 대표 아이템이다.


루이 비통의 여성 컬렉션을 입은 제이든 스미스. 그는 종종 스커트를 즐겨 입기도 한다.




해외 직구 사이트인 매치스패션의 바잉 디렉터인 내털리 킹엄(Natalie Kingham)은 얼마 전부터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카테고리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바잉할 때 남성 컬렉션을 보고 여성 구매자들이 흥미를 가질 거라는 걸 미리 예상한다.” 그녀는 앞으로 매치스패션 사이트의 여성 카테고리에선 남성 디자이너들의 아이템 또한 볼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완벽한 스타일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수용하길 원하는 패션계. 지금 성별을 향한 태도의 변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는 데는 패션 브랜드와 셀러브리티들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에 출시된 H&M의 유니섹스 데님 컬렉션엔 드레스가 포함되고, 루이 비통의 2017 S/S 여성 캠페인엔 820만 명의 팔로어를 가진 제이든 스미스가 스커트를 입고 등장한 것만 봐도 그렇다. 세대간의 차이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페미니스트 단체인 ‘퍼세트 소사이어티(The Fawcett Society)’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65%가 성별이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하는 반면, 18~24세는 오직 44%만이 그렇게 답했다. 새로운 세대의 재능 넘치는 디자이너들이 등장하고,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유니섹스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트렌드가 되면서 남성과 여성이 상대적인 스타일로 보여질 확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쇼핑을 위해 매장을 찾았을 때 남성과 여성의 스타일이 구분돼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CREDIT

에디터 허세련
작가 SARA MCALPINE
사진 GETTYIMAGESKOREA, IMAXTREE.COM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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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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