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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THU

TIME TO SWIM

바캉스를 대하는 자세

화려함과 클리니즘으로 양분된 올여름 스윔수트 트렌드에 관하여



평화롭게 일렁이는 파도, 강렬하지만 온화하게 우리를 감싸는 태양과 나른한 그늘을 드리우는 야자수…. 꿈에 그리던 여름휴가를 완벽하게 장식할 단 하나의 아이템은 단연 내 취향과 스타일에 꼭 맞는 수영복이 아닐까. 바캉스 시즌의 초입에서 대부분의 패션 매거진이 스윔웨어 트렌드를 앞다퉈 다루고, SPA 브랜드부터 하우스 브랜드들이 새로운 디자인의 스윔수트를 선보이는 이때, 수많은 선택지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 이들에게 올여름 극명하게 대비된 양상의 스윔수트 트렌드가 서머 쇼핑의 든든한 이정표가 돼줄 듯. 이탈리아 남부와 LA의 자유분방하고 글래머러스한 분위기에 매료된 디자이너들은 실용적인 미니멀리즘에서 탈피해 극적으로 호화로운 패턴과 컬러 팔레트로 채운 런웨이를 선보였다. 커다란 터번을 둘러쓴 듯 유니크한 타월 헤드피스가 눈길을 끌었던 에밀리오 푸치는 경쾌한 애시드 컬러와 이국적인 패턴의 스윔 룩을 대거 선보였는데, 풀 파티에 제격일 커다란 펀칭과 지퍼 디테일, 벨트 등을 가미해 글래머러스한 무드를 살렸다. 에밀리오 푸치가 제시한 화려한 이탈리아 젯셋족 스타일의 첫인상은 생경하지만, 보면 볼수록 한 번쯤 시도해 보고 싶은 강렬한 아름다움으로 유혹의 손짓을 보낸다. 휴양지에서 누구보다 돋보이고 싶은 여성에게 베르사체는 늘 그랬듯 직접적이고 클래식한 방식으로 바캉스 스타일을 즐기라고 권한다. 시종일관 화려한 ‘밀라네세 룩’이 총출동한 베르사체 쇼엔 자기애에 푹 빠진, 그리고 남의 시선을 솔직하게 즐기는 도발적인 숙녀의 애티튜드를 엿볼 수 있다. 헤드피스부터 선글라스, 가운과 가방까지 대범한 무늬와 컬러로 도배하다시피 한 베르사체 레이디는 하우스가 지향하는 맥시멀리즘이 스윔웨어로 투영된 결과물.




이런 흐름은 뉴욕 상류층의 스타일을 대변하는 마이클 코어스, 토리 버치 컬렉션과도 자연스럽게 연결 고리를 이룬다. 반복적이고 지난했던 일상을 뒤로한 채 즐기는 달콤한 휴가! 이 꿈같은 순간을 위해 누구보다 대범하고 화려해지라고 속삭이고 있는 것. 게다가 샤넬의 시폰 케이프와 에밀리오 푸치의 헤드피스, 제레미 스콧의 관능적인 시스루 팬츠 등 함께 곁들일 아이템 역시 뚜렷한 존재감을 발하니 과감한 스윔 룩에 동참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모범 답안’이 될 것이다. 런웨이에서 눈이 시릴 정도로 호화로운 수영복이 범람하고 있다면, 한편에서는 고요하고 간결한 디자인의 스윔웨어 브랜드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셀린과 르메르, 질 샌더풍의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여성들 사이에 입소문을 탄 브랜드들이 감각적인 비주얼의 룩북 이미지와 인스타그램 마케팅으로 독자 노선을 구축한 것. 메리시아(Marysia), 누 스윔(Nu Swim), 매튜(Matteau)를 비롯한 브랜드들은 과연 수영복인가 싶은, 마치 단순한 언더웨어 같은 디자인으로 클리니즘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루카 구아다니노 영화 속 틸다 스윈턴처럼 지적이고 우아한 여성이 입을 법한 담백한 스윔수트의 등장이 자연스럽고 수수한 패션·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는 흐름과 맞물려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겠다. 무채색과 뉴트럴 컬러, 가슴 패드를 비롯한 장식적 요소를 과감하게 생략한 이 수영복은 다소 단조로운 첫인상과는 달리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진중한 매력이 특징. 잔 다마, 루이스 폴란처럼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자랑하는 이들이 잊지 않고 챙기는 바캉스 아이템 역시 바로 이런 디자인의 수영복이다. 동양인 몸매의 단점을 오히려 부각시킬 수 있는 ‘솔직한’ 디자인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시끄러운 도심에서 벗어나 고요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보다 완벽한 수영복은 없을 듯. 이렇듯 극명하게 상반되는 매력으로 대척점에 자리한 올여름 스윔수트 트렌드는 맥시멀리즘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과 온화한 클린 룩을 선호하는 이들의 취향이 혼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흥겨운 풀 파티로 드라마틱한 바캉스를 즐기거나,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장소에서 평화로운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거나! 각자의 취향대로 선별한 스윔수트가 우리의 서머 바캉스를 더욱 잊지 못할 시간으로 완성할 것이니, 이제 나에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단 하나의 수영복을 찾아 떠날 일만 남았다.

CREDIT

에디터 김미강
사진 IMAXTREE.COM, COURTESY OF MARYSIA, MATTEAU, NU SWIM, SOLID AND STRIPES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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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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