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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8. THU

HIGH ATHLETICS

패션계가 사랑한 스포츠

하이패션계 스포티즘의 본게임은 지금부터 스타트!

지극히 일상적인 아이템을 평범하지 않게 연출한 스타일링이 하이패션계에 대세로 떠오르며 별다른 디테일 없이 클래식한 스웨트셔츠, 커다란 로고 장식의 트레이닝 수트와 회색 뉴 발란스 운동화, 버켄스탁 등 일상적인 패션의 열풍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는 스트리트 패션뿐 아니라 럭셔리 업계에까지 거센 바람을 몰고 왔다. 슈퍼마켓 갈 때에나 입던 회색 조거 팬츠와 슬리퍼가 추앙받는 시대가 오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이 열풍은 2018 S/S 컬렉션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달라진 점이라면 스포츠 영역이 보다 세밀화됐다. 보다 다양한 종목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바로 사이클. 지난여름, 파리 볼로뉴 숲에서 펼쳐진 발렌시아가 남성 컬렉션에서는 패셔너블한 자전거를 끌고 나온 아빠와 어린 자녀들이 등장했다. 컬렉션은 80~90년대 스타일의 커다란 아노락 점퍼와 트레이닝 수트, 폴로 셔츠와 투박한 운동화가 주를 이뤘다. 볼로뉴 숲을 산책 중인 평범한 발렌시아가를 입은 아빠와 아이들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었다(하이패션의 핵으로 통하는 발렌시아가에서 선보인 너무도 평범한 아이템이었기에). 하지만 더 놀랄 만한 점은 모두들 쇼를 위한 소품 정도로 여겼던 바이크 역시 발렌시아가의 라벨을 단 판매용 아이템이었던 것! 유아용 좌석까지 선택할 수 있는 총 다섯 가지 스타일의 자전거 가격은 무려 약 3000파운드! 한 자전거 전문가는 “29인치의 바퀴와 3×9 기어 세트, 기본 부품을 사용한, 그다지 최첨단 기술이라고도 할 것 없는 값비싼 자전거”라고 비하했다. 자전거 전문가의 시선에서 볼 때는 그리 매력적인 아이템이 아닐지 모르지만 패션 마니아들과 수집가의 생각은 다르다. 사고 싶어도 아무나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일 뿐 아니라 몇 년 혹은 그 이상이 지난 후에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어마어마한 가격에 낙찰될 것으로 예측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올 옴므에서도 최근 프랑스 바이크 업체 보가드(Bogarde)와 손잡고 BMX 리미티드 자전거를 선보였다. 디올 로고와 꿀벌 마크, 세련된 크롬 마감의 이 자전거는 전 세계에 단 70대만 출시된다고. 농구로 눈을 돌린 발렌티노는 또 어떤가? 우아한 레이스 디테일과 아이코닉한 레드 드레스를 선보인 쿠튀리에 발렌티노에서는 대대적인 브랜딩 리뉴얼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더욱 젊고 액티브한 이미지의 VLTN 컬렉션을 선보인 것. 뉴욕, 파리, 도쿄, 서울 등 전 세계를 돌며 VLTN 팝업 스토어를 론칭, 그 공간을 기존의 발렌티노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농구장으로 꾸며놓았다. 컬렉션 역시 지금 가장 뜨거운 트레이닝 수트를 대거 선보였고 스니커즈와 야구 모자를 비롯해 VLTN이 큼지막하게 적힌 10만원대의 시크한 블랙 농구공과 핑크색 요가 매트까지 등장했다. 구찌는 또 어떤가? 2000년대 초반 GG 로고를 단 버킷 햇의 인기를 되살리려는 듯 2018 프리폴 컬렉션에서 대대적인 야구 모자 컬렉션을 내세웠다. 뻔한 미켈레식의 모자가 아닌, MLB와 손잡고 ‘NY’ 로고를 새겨 넣은 ‘쿨’한 베이스볼 캡에 미켈레의 감성을 더한 꽃과 스팽글, 구찌 로고 등을 장식한 것. 벌써부터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프리 오더 문의가 쇄도하면서 다음 시즌의 완판 행렬을 예고했다. 컬래버레이션은 구찌뿐이 아니다. 고샤 루브친스키도 이 컬래버레이션 대열에 합류했다. 고샤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아디다스의 광팬. 자신의 고향 러시아에서 선보인 뉴 컬렉션에서는 아디다스 풋볼과 손잡고 평범한 축구 유니폼에 특유의 유스 감성을 더해 또 한 번 ‘고샤’ 열풍에 불을 지폈다. 이미 도버 스트리스트 마켓과 온라인 쇼핑몰은 솔드아웃과 빗발치는 문의 전화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편 슈퍼스타 리한나를 내세운 펜티×퓨마 쇼에는 익사이팅한 모터크로스 묘기로 오프닝을 열었고 컬렉션 역시 점프수트와 라이더 재킷, 후디드 티셔츠와 트랙수트 등 스웨그 넘치는 모터크로스 패션을 선도했다. 지난해 슈프림과의 협업으로 재미를 본 루이 비통은 모든 모델들이 독특한 대디 코어 러닝화를 신고 런웨이에 등장해 또 한번 패션위크의 ‘핫’ 이슈를 장식했다. 뿐만 아니라 운동화와 함께 마라톤 팬츠와 고전적인 프록 코트를 매치해 밀레니얼 시대의 새로운 마라톤 패션을 완성해 스포츠 패션에 힘을 실었으며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영민한 마케팅 전략은 성공가도를 달렸다. 패셔너블한 사이클에서부터 모터크로스, 마라톤과 농구, 축구에 이르기까지 이번 시즌 패션계는 올림픽만큼 다양한 운동 경기들이 새로운 패션 영감의 원천으로 떠올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함께 펼쳐질 패션계의 또 다른 올림픽 리그, 그 뜨거운 열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CREDIT

에디터 방호광
사진 COURTESY OF ALEXANDER WANG, BALENCIAGA, DIOR HOMME, GOSHA RUBCHINSKIY, GUCCI, SAINT LAURENT, VALENTINO, IMXTREE.COM
디자인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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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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