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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7. THU

GUCCI SWAGER

구찌와 힙합의 연결고리

랩퍼들은 유독 왜 구찌를 사랑하는가.

구찌 컬렉션을 입고 2017 BET AWARDS에 참석한 구찌 메인과 그의 데모테잎 ‘구찌 텐도’ 재킷.


구찌 플리즈, 구찌 텐도, 구찌 플로우. 대관절 이게 다 뭔가 싶지만 알고보면 구찌 메인 GUCCI MANE이라는 래퍼의 노래 제목들이다. 지금 가장 트렌디하다고 평가받는 영 서그, 트래비스 스캇 등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한 것은 엉성한 래핑을 ‘트랩’이라는 한 장르로 만든 구찌 메인의 덕. 그는 닌텐도와 구찌를 패러디한 앨범 ‘구찌 텐도’를 엄청난 양의 데모테잎으로 제작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 ‘구찌’라는 신곡을 발표한 제시, 진짜 구찌 컬렉션을 자기들 방식으로 해석하는 젊은 뮤지션(‘마네킹챌린지’ 배경음악의 주인공 칼리프 브라운과 아퀼 브라운 같은)까지 힙합계에 드리워진 구찌의 위상은 더더욱 높아가는 중. 90년대 말 유행한 은어 ‘너 구찌하다’ 라는 말은 ‘핫하다’ ‘너 오늘 옷 좀 잘입었다’라는 말로 통했을 정도로 예로부터 구찌는 흑인문화와 힙합계 최고로 추앙받는 브랜드다.



에이셉 라키(왼쪽)와 트래비스 스캇(오른쪽)


힙합씬에서 구찌뿐 아니라 패션은 다양한 방식으로 통용된다. 이는 지금 정상에 서 있는 에이셉 라키의영향이 크다. 힙합계 신성 트래비스 스캇이 등장했을 때,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복제한 것과 같다며 “내가 예전에 ‘스톤 아일랜드’입을 때 넌 어디있었어”라며 서열을 정리한다. 또 ‘패션 킬라’처럼 ‘프라다, 돌체 앤 가바나, 발렌시아가, 헬무트 랭, 알렉산더 왕…’ 처럼 브랜드명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것으로 스웨그를 더한다던지, 특정 디자이너에 찬양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최근 발표된 ‘라프(현 캘빈 클라인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처럼.



Please don't touch my Raf Bought a Kris Van Assche Alessandro Gucci glasses J.W. Anderson collab

제발 내 라프는 만지지마. 크리스 반 아쉐(디올 옴므 수석 디자이너), 알레산드로(현 구찌 디자이너) 구찌의 안경, J.W. 앤더슨 협업(최근 컨버스와 협업)이나 사. - Asap Rocky ‘Raf’



Yeah they call me Gucci, But I’m ma buy you Louis

그래 사람들은 날 구찌라 불러, 하지만 너한테 루이비통을 사줄거야 - Wale ‘Pretty Girls (feat. Gucci Mane)’



프라다, 돌체 앤 가바나, 발렌시아가, 헬무트 랭, 알렉산더 왕…. - Asap Rocky ‘Fashion Killa’



‘돈 많은 척 하는 애들은 저리가 네 연봉을 내 어깨에다 거니까’

‘I’m a bad motha I Feel Like Gucci, I Feel Like Gucci Baby’ - 제시 ‘Gucci’



쇼미더머니 시즌4 심사 중인 도끼가 구찌 모노그랩 캡과 후디를 착용했다.


래퍼들이 계속 패션을 언급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 과시인 ‘스웨그’에서 비롯된다. 뉴욕 브롱크스 거리에서 시작된 힙합은 시의 형식을 전유한 것으로 백인 주류 사회에 대한 풍자와 조롱을 섞은 것. 힙합 아티스트들이 박사 학위를 뜻하는 ‘닥터’를 예명으로 쓰는 것이나, 번쩍이는 금붙이, 고급 승용차를 성공의 상징물로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같은 맥락으로 보면 래퍼들이 ‘난 고급 브랜드를 이런 취급 할 수 있어’ ‘난 이런 RARE(희귀한, 드문)한 브랜드를 자유자재로 입어’라는 쿨한 태도로 대중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한다.



구찌 2018시즌 크루즈 컬렉션 런웨이(왼쪽)와 대퍼 단의 작품(오른쪽).


이런 예들만 놓고 보면, 힙합이 패션을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구찌 2018 크루즈 컬렉션에서 선보인 소매를 부풀린 모피 재킷이 대퍼 단 Dapper Dan이 올림픽 메달리스트 다이안 딕슨을 위해 디자인한 작품을 카피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 대퍼 단은 1980~1990년대 활약한 할렘 출신 디자이너로 힙합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한 최초의 스타일리스트 중 한 명이다. 힙합 듀오 에릭 B & 라킴, 래퍼 LL쿨 제이, 권투 선수 마이크 타이슨과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같은 스포츠 선수를 위한 맞춤복을 제작했다. 이런 일은 패션 또한 힙합에서 영감을 받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힙합 뮤지션이 패션쇼 프론트 로를 차지한 것도 꽤 오래되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타인에 보여지는 모습을 중요시여기고, 자기 과시가 전 세대의 감수성으로 확장되는 요즘 패션이 표현의 수단으로 동원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 모두가 스웨그를 운운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금 힙합과 하이패션은 서로를 열렬히 탐하고 있다.

CREDIT

에디터 이예지
사진 엠넷, 구찌메인 인스타그램
디자인 박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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