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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TUE

THE CHARACTER

품위 있는 그녀에게 배우는 상류층 에티튜드

김희선의 인생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가 막을 내렸다. 극중 박복자는 ‘우아진 처럼 되기’에 실패했지만, 드라마는 우아진처럼 사는 법을 알려주었다.

JTBC <품위 있는 그녀>가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재벌가 며느리 우아진(김희선)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된 박복자(김선아)의 예고된 비극, 그 내막이 드러나면서 끝이 났다.

“우아진, 나를 당신처럼 만들어줘.” 막대한 부를 얻게 되었지만 여전히 불행한 박복자의 마지막 바람은 결국 좌절되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우아진처럼 사는 법에 대한 메시지를 곳곳에서 전하고 있다. 공허하고 추악한 상류층이 아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주는 진정한 상류층 에티튜드, 우아진에게서 엿보았다.



# 멀리 본다.


재산을 빼돌리는데 성공한 박복자는 돈을 요구하는 조력자 구동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기 인간들, 밑바닥 인간들이 죽어도 못 따라오는 한 가지가 뭔지 알아? 머리를 쓰더라.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인간들은 당장의 이익, 당장의 돈 몇 푼만 보는데, 얘들은 뭐든 저 멀리를 보더라. 그리고 또 한 가지가 뭔지 아니? 쓸데 없는데 절대 돈을 안 써. 내가 너한테 돈을 왜 쓰니?”

박복자의 눈에 비친 상류층은, 남자 호스트를 불러 불건전하게 놀며 미신에 의지하는 ‘사모님’들처럼 추하기도 하고, ‘한 대표’처럼 쉽게 남의 재산을 빼돌릴 만큼 간사하기도 하다. 하지만 박복자의 말처럼 머리를 쓰고, 멀리 보는 진정한 일인자는 바로 우아진이 아닐까. 우아진은 박복자가 수상한 행보를 보이자 상속 포기 각서, 치매 진단서 등을 미리 준비해 박복자의 사기행각에 대비한 유일한 인물이다.



# 정당하게 가져야 할 것만 욕심 낸다.


재산을 가로챈 박복자가 “돈이란 건 정말 너무 좋은 거에요. 너무 행복해요”라고 하자 우아진은 말한다.

“당신 그 행복 오래가지 못할 거야. 당신이 욕망한 이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란 걸 깨닫기도 전에 당신은 불행해질거야. 당신은 당신이 한 짓이 나쁜 짓이란 걸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야. 당신, 알잖아. 당신이 나쁜 짓을 했다는 거.“ 이에 박복자는 이혼 후, 첩과의 집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아진을 폄하하자, 우아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난 내가 정당하게 가져야 할 것만 욕심내. 나는 그 집을 가질 자격이 있어. 내가 대성펄프를 마트에 입점시키고, 회장님께 선물로 받은 인센티브로 내가 산 집이야. 나는 딱 거기까지. 내가 가져야 할 것만 욕망해. 그게 당신과 나의 차이야. 가지면 안되는 걸 욕망하면 결국 그 끝은 파멸이야.

극중 우아진은 재산분할신청, 위자료 청구도 없이 자신의 집만 되찾고 이혼했다.



#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


17회에서 우아진은 박복자에게 서늘하게 말한다.

“올라오는 오르막이 너무 쉬웠지. 내려가는 내리막길은 더 쉬울 거야. 기대해.” 박복자는 이혼까지 한 마당에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 응수하자 우아진은 말한다.

“사회정의 실현이라고 해두죠. 내가 당신을 그 집안에 들였잖아. 내가 저지른 짓, 내가 책임 져야지. 그리고, 안재석이랑 외도한 그 여자도 내가 안재석에게 소개했거든. 그 또한 내가 책임졌지. 이혼으로.”



# 꿈을 미루지 않는다.


우아진은 이혼을 준비하며 홀로서기를 한다. 평소 옷, 가방 등을 직접 디자인해서 썼던 재능을 발휘해 디자이너로 자립한다. 마찬가지로 우아진은 ‘우아진처럼 되고 싶다’는 박복자에게도 꿈에 바로 도전하라고 제안한다. 박복자가 “나는 다시 태어나면 화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하자 우아진은 “다시 태어날 필요까진 없는데. 지금이라도 배워요, 그림. 될 수 있어요. 화가. 충분히 가능해요. 내가 아는 화가 하나 소개해 줄게요.”라고 말한다. 우아진의 거침없는 실행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아진은 덧붙여 “상류층 여자들의 취미가 그림이죠. 보거나 그리거나. 둘 중에 하나는 꼭 하거든요. 골프 등록했습니다. 내일부터 배우셔야 해요.”라고 조언한다.



# 눈을 보고 말한다.


우아진은 박복자 앞에서 보란 듯이 상류층 ‘사모님’을 응대한다. 박복자의 표현대로라면 ‘친절하게,적극적으로.” 그리고는 “이제는 내가 아닌 저 사모님을 봐야 해요”라고 말하며 그녀가 응대한 ‘사모님’을 통해 일반적인 상류층의 에티튜드를 짚어준다.
“낮은 목소리, 사람을 존중하지도 무시하지도 않는 알 수 없는 표정, 동사보다는 명사를 이용해 의미전달을 하고, 반드시 짧은 대답은 존댓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 순간에는 어미를 축약하는 말버릇. 그리고 사람을 대할 때는 반드시 눈을 바라봐야 해요.”



# 여아일언중천금이다.


한편 우아진은 남편과의 다툼 중 “나는 한번 내뱉은 말 취소 안하고, 내가 내린 결정은 절대 번복 안하는 거 몰라?”라고 말한다. 뚜렷한 자기주관과 고집스러움은, 방향성을 빨리 잡고 흔들림 없이 무언가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기질은 흔히 부자들에게서 보이는 특징으로 꼽히기도 한다.     



#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결혼 후 재벌가 며느리로 상류층에 진입한 우아진. 그녀는 남편의 외도로 인한 이혼 소송 중 법정에서 안재석과의 결혼이 결국 돈이 주는 안락함 때문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다. “추운 겨울에 차를 얻어 탔을 때 히터와 선루프가 동시에 열렸어요. 그 안락함을 원한 것 같아요.”라며 그 대가를 치르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또한 우아진은 전남편 안재석이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자 울먹이며 사과한다. “울지 마.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 내가 미안해. 그 사람을 그 집에 들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미안해. 당신한테 그 화가를 소개한 것도, 그 사람을 아버님께 소개한 것도.” 하지만 안재석은 시청자의 생각을 대변하듯 “그건 당신 잘못 아냐. 선택한 사람들의 잘못이지”라고 말한다.



#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난다.


이혼 소송을 마무리하고 나오는 길, 우아진은 스스로를 불쌍하게 느끼는 전남편 안재석에게 눈높이 조언을 한다.
“당신은 가장 큰 문제가 뭔지 알아? 세상의 중심이 너무 자기 자신이라는 거야. 앞으로는 당신이 지구라고 생각하지 말고 태양이라고 생각해. 지구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서 한번 살아봐. 우주만물이 다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해. 당신은 절대 불쌍한 사람이 아니야. 왜냐, 태양이거든.”
우아진은 평소 요가와 ‘마음 공부’를 통해 정신 수양을 한다. 이러한 수양이 있어 가능한 인생관일까.



# 증오, 혐오를 대물림 하지 않는다.


우아진의 딸 지후는 우아진만큼이나 어록을 쏟아냈다. 우아진이 딸 지후에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라고 근심 어린 표정으로 말하자 지후는 말한다. “그건 오늘의 태양이 마음에 안 든다는 뜻이잖아. 태양은 늘 똑같아. 구름에 가려서 한 번씩 안보일 뿐이지.” 또한 이혼으로 인해 미안해 하는 엄마에게 지후는 “엄마가 됐다고, 아빠가 됐다고, 갑자기 신이 되진 않잖아. 엄마는 백점이야.”라고 말한다.
이렇듯 딸 지후가 건강한 가치관을 갖게 된 것은 우아진의 교육관 덕분일 터. 우아진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딸 지후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심어주지 않는 엄마다. 극중 악역인 박복자나 바람 핀 남편에 대해서도 딸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특히 “지후야, 아빠 미워하지 마”라고 항상 강조한다. 덕분에 지후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다. 반면, 첫째 며느리의 아들 ‘운규’는 박복자의 폭언, 엄마아빠가 가진 박복자를 향한 증오심에 그대로 노출된다. 대물림 된 증오와 혐오의 감정은 아들을 결국 살인자로 만들어 버렸다.



# 주변 사람들을 존중한다.


우아진이 가진 품위의 끝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는 에티튜드. 아진은 개인 비서인 진희를 친동생처럼 대하고, 신념을 지키는 학원 원장인 백주경에게는 끝까지 의리를 지키고, 일하는 아주머니에게는 자신을 딸처럼 대하도록 한다. 박복자가 처음 우아진에게 반한 것 역시, 그녀가 메이드였던 시절, 우아진의 이러한 에티튜드를 경험했기 때문. “세탁 잘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매일 행복하세요.” 메이드인 그녀에게 남긴 감사 메모에 박복자는 우아진의 삶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박복자가 잠시 경험하게 된 상류사회의 이면은 알고 보니 ‘조미료 범벅인 김치’처럼 기만의 세계였지만 말이다.



# 자립하고 삶을 긍정한다.


결혼 전 스튜어디스로 일하던 우아진은 이혼을 준비하며 다시 스튜디어스 분야에 문을 두드리지만 푸대접을 받는다. 물론 그 순간에도 그녀는 당당하고 우아했다. 우아진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적성을 살려 디자이너로 자립하는데 성공한다. 마지막 회에서 박복자는 나래이션을 통해 그런 우아진의 삶을 이렇게 표현한다.
“히터와 선루프가 주는 쾌적함. 그녀는 그것을 버리고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그런 자유를 느끼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어쩌면 그건 그녀의 특권이었다.”
우아진은 말한다. “저 요즘 너무 행복해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아침에 드는 햇살이 자신의 잠을 방해할 뿐인 불행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행복은 그 햇살 같은 거에요. 새로운 아침을 열어준다고 보면 한없이 고맙잖아요. 저는 그냥 세상이 내게 준 공짜를 마음껏 즐기고 살거예요.”
우아진의 이러한 긍정적인 마인드는 어떻게 가능할까. 마지막회에서 우아진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누구나 가지지 못한 걸 욕망한다. 그래야 행복해질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은 그 욕망을 비울 때 오히려 내 삶을 더욱 빛나게 채워준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CREDIT

에디터 김강숙
사진 JTBC ‘품위 있는 그녀’
디자인 박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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