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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7. THU

제주에서 살아보기

#1 제주에서 살아볼까?

집 없이 밴을 타고 여행하듯 살았던 두 사람이 이제는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살게 됐다. <여행하는 집, 밴라이프>의 저자, ‘커플의소리’ 김모아 작가가 풀어놓는 감성 깊은 제주 이야기, 그 첫 번째


2018년 3월, 집 없이 밴에서 사는 1년의 프로젝트가 끝났다. 책 <여행하는 집, 밴라이프>에 그 시간과 경험을 꾹꾹 눌러 담고 땅에 붙어있는 집을 구했다. ‘이젠 어디 사세요?’라는 물음에 머뭇거리지 않고 서울이라고 대답한다. 금세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통의 집에 적응했다. 여전히 빨래방을 다닌다. 밴에서 살면서 쾌적했고 효율적이었던 점을 그대로 끌어다 살고 있다. 실은 그렇게 지금의 한편에 그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밴라이프 이후에 무엇을 할 건지 묻는 이들이 많았다. 밴라이프를 마치고 보통의 집에 들어서면서 ‘무엇’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많이 고민했다. 아니, 하고 있다. 허 감독과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대화의 반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다. 일은 삶을 지탱하게 한다. 일이 삶의 전부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전부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건 분명하다.


오래 전 허감독은 비행기를 타고 잦은 출장을 즐기며 삶과 여행, 일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싶다고 했었다. 그 바람이 2018년 9월부터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서울에 집을 두고 제주를 오가며 살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씩 제주행 비행기를 탄다. 짧게는 3일, 길게는 10일 넘게 제주에서 지낸다. 지난 9월부터 서귀포 성산읍 난산리에 있는 (차로 성산 일출봉에서 12분 정도 서쪽에 자리한) ‘어라운드 폴리(Around Follie)’라는 곳을 디렉팅 하게 되었다.





밴라이프의 겨울 중 한 달을 제주에서 보냈었다. 그때 가까운 건축가 친구들이 만들어낸 그곳에 며칠 머물며 전기도 충전하고, 물도 채우고, 맛있는 바비큐도 먹었다. 한참 후 친구들의 제안으로 캠핑과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버무린 그곳, 어라운드 폴리의 총괄 디렉팅을 맡게 되었다. 많지 않은 국내외 여행과 캠핑 경험, 밴라이프, 영상 디렉팅으로 버무려진 우리만의 관점과 시각으로.


4천여 평의 탁 트인 제주 중산간 낮은 오름 옆에 F&B, 캠핑 사이트, 디자인 숙박시설 등으로 이뤄진 작은 마을 같은 곳. 허 감독은 감독으로, 나는 작가로서 공간의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아무것도 없던 땅 위에 1년여 시간을 거쳐 ‘짜잔’ 하고 태어나 무엇으로 커갈지 헷갈려 하는 갓난 아이 같은 공간이 하나의 자아가 되어갈 수 있게 이끌어주는 역할. 심장이 뛰고 체온을 가질 수 있게 숨을 불어넣는 중이다. 머리도 마음도 시간도 많이 쓰지만 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것 같은 흥미로운 작업이다.





그곳에 머물며 제주를 만나고 겪는다. 제주 출신인 그곳이 제주 자연에 자연스레 어우러지고 지속 가능한 스테이로서 잘 클 수 있도록, 제주를 더 많이 겪으려 한다. 그렇게 출장인 듯한 제주살이, 제주살이인 듯한 출장이 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갈 때마다 걷는 산책길과 오름, 열을 맞춰 서있는 삼나무 숲, 바람이 스치는 무밭, 해질 녘 능선에 말이 지나다니는 작은 오름은 계절의 색을 띠며 우리를 반긴다.






아직도 제주는 푸르다
제주의 겨울은 푸르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게 된 우리의 이야기를 풀었으니 다음에는 제주의 푸른 겨울을 나눠야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제주의 아름다운 겨울을…

CREDIT

글 김모아(@LESONDUCOUPLE)
사진 김모아, 허남훈(WWW.LESONDUCOUPLE.COM)
에디터 김아름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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