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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1. SUN

GAME CHANGERS

노라 럼의 시작

아콰피나라는 예명을 쓰는 노라 럼의 복제 불가능한 성공 스토리


AWKWAFINA

여기 복제 불가능한 성공 스토리가 있다. 6년 전 뉴욕 퀸스 출신의 래퍼 아콰피나는 여성의 질을 소재로 한 도발적인 랩 ‘마이 배지(My Vag)’를 인터넷에 업로드했다. 그 여파로 직장에서 잘리고 부모는 격노했지만 단박에 그녀는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아콰피나라는 예명을 쓰는 노라 럼(Nora Lum)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보를 이어왔다. 래퍼, 유튜브 스타, 작가, 배우 등 그녀는 왕성하고 분주한 활동력으로 여러 타이틀을 획득했다. 열세 살 때부터 붐박스에 자작 랩을 녹음하기 시작했고, 식료품점에서 벌어지는 웹 토크쇼 ‘터크(Tawk)’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아콰피나의 NYC>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가이드북을 썼다. 2014년에는 타이틀곡 ‘Yellow ranger’가 수록된 데뷔 앨범을 냈다. 최근 후속 앨범 <In fina we trust>를 발표한 아콰피나는 “뻔뻔한 페미니스트 랩에 세련된 스웨그를 더했다”고 자평했다. 무엇보다 올해 두 편의 할리우드영화를 발판으로 삼아 ‘메인 스트림의 이상한 스타’로 훌쩍 도약했다. 영화 <오션스8> 예고편에 등장했고 샌드라 불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리한나와 함께 레드 카펫에도 섰다.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아콰피나는 여주인공이 상류사회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친구이자 신흥 갑부의 딸 ‘펙 린’으로 등장한다. 포르쉐와 스텔라 매카트니의 실크 파자마, 픽시 컷으로 강조된 괴짜 부자 캐릭터는 수다 본능을 해제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참견을 일삼으며 신 스틸러 활약을 펼친다. 펙 린의 확실한 존재감은 오롯이 아콰피나의 순발력과 코믹적인 감각, 정신없지만 열정적인 에너지에 기대어 있다. “영화 속에서 펙 린은 별나고 시끄러워요.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죠. 하지만 촬영 전 특별한 디렉션은 없었어요. 감독님이 저를 전적으로 믿었어요. 대신 캐스팅됐을 때 ‘둘 중 하나야.

이 캐릭터가 우리 영화를 한 차원 높여주거나 아니면 망치겠지’라고 했어요(웃음).” 이 시각 아콰피나는 할리우드와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베팅을 걸고 있는 아시안 파워에 있어 중요한 퍼즐 조각이다. 얼마 전 인기 코미디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호스트로 출연한 장면이 상징적이다. 쇼가 44번째 시즌까지 진행되는 동안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 호스트가 된 건 2000년에 출연한 루시 리우와 아콰피나, 두 명뿐이다. 오프닝 모놀로그에서 아콰피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이 이뤄질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루시, 문을 열어줘서 고마워요!” 중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이민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스코틀랜드 밴드 ‘벨 앤 세바스찬’을 좋아하던 별난 소녀는 미국 내 아시안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커리어는 더 큰 세계로 뻗어가고 있고 만화 같은 일들이 프렌치 코스 요리처럼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어떤 아티스트도 자신이 ‘아시안계 미국인 아티스트’로 알려지길 원하지 않을 거예요. 그저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싶을 뿐이죠. 솔직히 무언가를 대표하고 싶지 않아요.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조심스럽고 초조해져요. 논쟁거리가 생기거나 실수할까 봐 두렵기도 해요. 하지만 큰 역할과 책임이 주어진다면 제대로 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공개되는 시사회 전날 아콰피나의 트위터에는 이런 글이 포스팅됐다. “아콰피나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이렇게 존재해요. 여러분 모두에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아콰피나는 태어났어요.” 케이트 블란쳇과 함께 영화를 찍고, 오랫동안 동경했던 TV 쇼에 출연했으며, 그녀의 자전적 스토리를 그린 파일럿 프로그램이 케이블 채널에서 만들어질 예정이지만 아콰피나는 여전히 아콰피나다. 그녀의 오른팔에는 트럼펫 문신이 새겨져 있다. 그 의미는 이렇다. “트럼펫은 밴드에서 가장 시끄러운 악기예요. 고등학교에서 트럼펫을 불었는데 아무도 이 악기를 선택하지 않았어요. 저는 트럼펫 같은 사람이에요. 어느 곳에서도 요란한 목소리를 내죠.”

CREDIT

에디터 김영재
글 ESTELLE TANG
번역 권태경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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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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