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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TUE

RESTAURANT

미식가의 비밀 식당 ep5. 씨겨자와 오븐 치킨

이태원 골목 안 소규모 프렌치 레스토랑, 쟈니스 덤플링 지나 라플랑끄

이태원 해밀턴 호텔 맞은 편, 옆으로 난 작은 골목은 비밀스런 맛집의 성지다. 쟈니스 덤플링에서 줄 지어 만두를 먹으려는 행렬을 지나 쭉 내려가다 보면, 프랑스 가정식 ‘라플랑끄’를 만날 수 있다. 이름이 익숙하지 않아 몇 번을 기억해내야 익숙해지는데, 플랑끄는 불어로 은신처, 피난처라니 아마도 복잡한 일상을 피해 간 식당에서 속세의 시름은 잠시 내려놓고 쉴 수 있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인 것 같다.
테이블이 서너 개 남짓한 공간의 느낌은 따뜻하다. 레스토랑을 이끌어가는 두 셰프 모두 프랑스인이고, 공간 분위기 또한 파리의 오래된 비스트로에 온 느낌이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이런 시즌에 꼭 주문해야 하는 메뉴는 석화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석화는 우유처럼 고소하고 달아진다. 라플랑끄에서는 석화에 비네그렛 드레싱을 올리고 레몬즙을 듬뿍 짜낸다. 그리고 버터를 바른 빵에 올려 먹는다. 식초와 버터의 조합이라니! 익숙하지 않아 그 맛을 상상하기 조차 어렵지만, 일단 도전해 보길 권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도피누아는 감자를 얇게 썰어 크림을 넣고 구워낸 일종의 그라탱이다. 부드러운 크림이 포슬포슬한 감자와 잘 어울린다. 술을 못 먹는 이에게도 와인 한 잔이 간절해지게 만드는 메뉴다.




그 중에서도 라플랑끄의 시그니처 메뉴는 아무래도 오븐에 구워낸 머스터드 닭 요리다. 짭짤하고 새콤한 씨겨자를 구운 치킨에 발라 오븐에 한 번 더 구워낸 것인데, 크리스피하게 익은 닭 껍질에 스민 씨겨자의 톡 쏘는 맛과 촉촉하고 담백한 닭고기가 그렇게나 잘 어울릴 수 없다. 여기에 드라이하고 단맛이 적은 와인을 곁들이면, 세상 시름은 내려 놓고 온전히 그 시간과 공간이 선사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




라플랑끄는 어느 계절에 가도 늘 만족스럽지만,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 같은 때에 가면 더욱 좋다. 그곳의 진득한 프랑스 요리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추운 날씨마저도 사랑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다가 또 분위기에 취해 와인 한 병을 다 비울지도 모를 일이다.




 라플랑끄 

Add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26길 26

Tel 070-7719-3010




*글쓴이 박수지는 푸드스타일리스트다. 음식의 맛과 멋을 만들고, 좋은 식재료와 음식을 만드는 곳을 찾아 대중에 전하는 일을 한다.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과 함께 일했고, 저서 <요리가 빛나는 순간, 마이 테이블 레시피>를 출간하기도 했다.

CREDIT

에디터 조한별
글&사진 박수지
디자인 박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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