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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6. TUE

SCODE #19

너만 만나면, 내가 작아져

그를 만나고 내가 그렇게 변한 줄 알았다



“저 원래 안 그래요. 그런데 왜 연애할 때만 그런지 모르겠어요.”

여자가 자신의 삶을 남자에게 사랑 받는 것으로 한정시키면, 나는 존중 받을 수 없다. 사랑 받고 싶고, 사랑 받으려고 노력하면서 자신의 본질은 누르고 있지 않은가. 나를 누르면 누를수록 스스로는 낮아지기 마련이고, 그걸 보상받기 위해 사랑에 더 연연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연애란. 아이러니하다. 자존감에 별 문제 없이 잘 살아오던 여자도 형편없이 자존감을 낮게 만들 수 있는 게 연애란 거다. 나 역시 이 문제를 겪었다. 소위 말하는 ‘나쁜 남자’를 좋아해서 내가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 싶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전혀 다른 남자를 만났다. 내가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괜찮은 남자를 만났다. 그래도 나는 다를 바 없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는 그에게 사랑 받고 싶고, 그러니까 그에게 사랑스럽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까. 나를 꾸미고 포장했다.

연애를 하고 사랑 받는 것에 대해서도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남자는 다양한 성취를 해내고 여자도 그 성취 중 하나다. 성공할수록 남들이 부러워하는 여자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남자도 제법 있다. 여자는 어떤가. 여자에게 사랑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사랑 하고 사랑 받는 것이야말로 여자가 누리는 최고의 행복인 것처럼 그렇게 여겨왔다. 그러니 남자에게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가 되려 노력한다.

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나와 같이 사랑해줄 사람을 찾지 못했을까.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 거다. 더 이상 나를 모른 척하거나 나를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나의 좋은 면은 그대로, 나의 다른 면은 가끔 꺼내 도닥거려 주고 안아주기도 해야 더 건강한 내가 될 수 있다. 자존감이 마음의 바탕에 초석처럼 잘 깔려 있어야 갖가지 감정이 그 위에 튼튼하고 바르게 선다.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내 약점을 마주하는 것은 나를 비관하기 위함이 아니다.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다. 약점을 보듬는 것도 중요하지만, 괴로운 현실을 피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대면할 때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가능해진다. 내가 내 편이 되어 주는 것만큼이나 내가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을 정당화하지 않고 그렇게 되어버린 과정을 이해하고 바로 잡으려 노력할 때, 자존감은 높아질 수 있다. 자기를 사랑하라는 말. 무조건 낙관주의나 낙천주의로 흘러가라는 것이 아니다.

하루 아침에 자존감이 커지진 않는다. 삶이 쉽게 변하지 않듯. 자존감을 키우는 데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손이 많이 가고 힘 들더라도 벽돌로 차곡차곡 내 마음을 쌓아두면 문제가 생기더라도 튼튼하게 버틸 수 있다. 자존감도, 집을 짓는 마음으로.

CREDIT

에디터 김은정
글 현정
사진 JTBC 드라마 <뷰티인사이드>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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