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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5. SUN

THE MALE PILL

남자들이 먹는 피임약?

남성용 경구 피임약에 대한 남자들의 진짜 생각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든 점심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서 먹든, 경구 피임약을 복용 중인 여성이라면 매일 피임약을 시간 맞춰 먹는 것이 얼마나 성가신 일인지 잘 알거다. 부작용도 무시 못한다. 체중 증가, 월경 사이 출혈, 성욕 감퇴, 유방 통증, 잦은 기분 변화와 편두통까지. 부작용은 끝없이 이어진다.


와중 워싱턴 대학교에서 피임법을 개발하고 있던 과학자들이 남성용 경구 피임약 개발 한계를 극복했다고 발표했다. 즉, 남성용 경구 피임약 개발이 눈 앞에 있단 얘기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오리건 국가영장류센터의 연구진들은 최근 아무런 부작용 없이 정자의 활동성을 제한하는 이른바 ‘남성 피임약’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임상 실험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에 힘입어 우리(엘르 영구판)는 몇몇의 남성들과 만나 남성용 경구 피임약을 둘러싼 그들의 우려, 건강 관리에 대한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남자들은 피임약을 먹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매일 까먹지 않고 한 알씩 먹는 것을 잘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이 닦는 것도 거의 매일 까먹거든요." - 엘리엇, 26세
진심으로 남자들에게 좋은 제품이라 생각해요. 상대 여성이 피임약을 먹었다고 말하면 믿기는 했지만 저도 아이를 가질지 말지에 대해 좀 더 확실성을 갖고 이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싶거든요. 여자가 아이를 임신하고 나면 아빠가 될지에 대한 남성의 선택권은 줄어드니까요. 남성용 피임약은 단순히 임신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선택권을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가질 수 있는 무언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피임과 임신을 피하는 행위는 여성의 책임이라고들 생각해요. 누군가 임신을 시켰다고 해도 이론적으로, 남자는 그냥 달아나버리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 책임은 당연히 남녀 모두의 것이잖아요. 저는 여자 혼자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찌되었건 성관계를 가질 때에는 꼭 콘돔을 사용해야 해요. 그리고 만약 남자가 복용할 수 있는 피임약이 나온다면, 전 제 복용 사실에 대해 상대 여성에게 알려줄 거에요.
부작용이요? 아마 누구나 의약품 부작용을 경험하고 싶진 않을 거예요. 그러나 여성이 복용할 수 있는 경구 피임약의 종류가 한 가지뿐만은 아닌 것처럼, 삽입하는 형태나 주사를 맞는 형태, 혹은 젤 형태 등, 남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피임 옵션도 갈수록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만약 남자를 위한 피임약이 나온다면, 관계를 맺고 있는 두 사람이 부작용도 함께 ‘나눈다’는 개념으로, 두 당사자가 돌아가면서 피임약을 복용해 한 사람만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매일 까먹지 않고 피임약을 한 알씩 먹는 것을 잘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이 닦는 것도 거의 매일 까먹거든요.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친구들이 중성화되었다면서 놀릴게 뻔하기도 해요. 혹은 사람들이 절 보고 피임약을 먹어서인지 살이 좀 찐 것 같다고 말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뭐, 남자들이란 별 것 아닌 것에도 서로 놀리고 욕하고 하는 부류들이니까 크게 동요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시간이 좀 지나면 남자가 피임약을 먹는 것도 그렇게 특별할 것이 없는 행위가 되리라 생각해요.


"제 여자친구가 매일 제대로 피임약을 먹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니, 저도 그녀처럼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톰, 27세
지금까지 너무나 오랫동안, 여성들이 혼자 피임약을 챙겨 먹고 그로 인해 생기는 호르몬 변화, 그리고 아이를 임신했을 경우에는 그 모든 짐을 다 짊어져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남성 피임약이 생긴다면 그것을 복용하는 것이 제가 상대 여성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해요. 저라면 기꺼이 복용하겠어요. 저에게는 피임의 책임감이 많이 부족하다고 과거에 농담 삼아 말한 적도 있기는 했지만, 사실은 저도 여자친구만큼이나 제가 피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피임에 있어서 남녀간에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생물학적인 성관계의 결과, 즉 임신의 가능성 없이 섹스를 즐기고 싶지만 콘돔보다는 좀 더 믿을만한 피임 방법을 택하고 싶다면, 당연히 남녀 모두에게 선택 가능한 옵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은 남성 피임약이 아직 너무 초기단계라는 사실이에요. 여성용 경구 피임약은 상용화된지 오래되어서 온갖 실험과 개발을 거쳤지만 새로 개발된 남성 경구 피임약은 장기적으로(혹은 단기적으로도)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게 걱정스러워요.
두드러진 기분의 변화와 같은 부작용도 두렵긴 하죠. 전 평소에도 조금 예민하고 감성적인 편인데, 만약 피임약 복용 후에 기분 변화가 더 심해진다면, 여자친구와 계속 복용을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만 할 것 같아요. 그렇기는 하지만, 아마 우리 둘 모두에게 괜찮은 합의점을 찾으리라 생각해요. 여자친구가 지금까지 몇 년을 저와 지내면서 피임약을 복용해왔고, 그로 인한 좋지만은 않은 부작용도 감내해야 했을 테니까 그런 고통을 덜어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마도 처음에는 매일 피임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도 조금 힘들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습관적인 것들을 잘 기억하는 편이라 금방 적응할 것 같아요. 제 여자친구가 매일 제대로 피임약을 먹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니, 저도 그녀처럼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섹스에 대한 동의와 피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은 남녀 둘 다의 책임이어야 해요." - 제이크, 25세
여자에게 가해지는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전 기꺼이 남성용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겠어요. 남성용 피임약은, 콘돔 없이 섹스를 하는 그 환상적인 경험과, 피임은 온전히 여성의 책임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나쁜 놈이 된 듯한 자괴감에 빠지는 것 사이의 최고의 합의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섹스에 대한 동의와 피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은 남녀 둘 다 100퍼센트 만족할 수 있어야 하고 공동의 책임이어야 해요.
피임약을 복용하기 싫은 이유가 만약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발생할 것이 뻔한 부작용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왜 여자들만 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일까요? 피임약을 복용하는 대부분의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복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주저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피임약에 있어서의 남녀 불평등은, 제약업계와 섹스업계가 남성 중심의 산업이고 남성 위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자본주의에서 여성의 성과 욕구, 그리고 남성의 성과 욕구를 다루는 방식은 너무나도 구시대적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만약 그럴만한 상황에 놓여 있다거나, 누군가 저에게 남성용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묻는다면, 저는 당연히 기분 좋게, 그리고 거리낌없이 그렇다고 말할 거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에서 여자에게 다가가, “웃긴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제가 남성용 피임약을 먹고 있거든요…..”라고 말하지는 않겠죠. 남성용 피임약을 복용한다는 것이 부끄러울 것은 전혀 없지만 다른 대부분의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그걸 공공연하게 떠벌리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잊지 않고 매일 복용하기 위해서는 아마 핸드폰에 알람을 설정해 둘 것 같아요.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 제가 피임약을 먹어야 한다고 해도 그들이 절 이상하게 보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만약 뭐라 하는 친구가 있다면 유치하게 굴지 좀 말라고 말해줄 거에요. 저는 남자가 피임약을 먹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남자들과는 친구로 지내지 않는답니다.


"제 몸 속에 추가적인 호르몬을 투여한다는 사실 때문에 흔쾌히 복용하겠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 루크, 32세
남성용 경구 피임약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경구 피임약의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 부작용에 대해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은 그걸 복용하기가 껄끄럽네요. 여성용 경구 피임약도 이미 개발된 지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주변 여자들을 보면 부작용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제 몸 속에 추가적인 호르몬을 투여한다는 사실 때문에 흔쾌히 복용하겠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음식을 통해 섭취하든 피임약을 복용하며 섭취하든, 필요하지 않은 호르몬은 무조건 다 나쁘다고 생각해요. 연구 결과들을 보면 그렇게 나오기도 하고요. 경구 피임약의 부작용에는 성욕 감퇴, 피로, 체중 증가,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 하락 등이 있는데 듣기만 해도 너무 끔찍해요.
게다가 병원에 주기적으로 가서 혈압을 체크하고 제 성생활에 대한 질문들에 답을 해야 하는 것도 엄청나게 성가시고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여러 의사들을 전전하면서 자신한테 맞는 피임약을 찾기 위해 이 약 저 약 바꿔가며 복용하는 여자들을 본 적 있어요. 그 와중에 백과사전급으로 불쾌한 증상들을 겪으면서 말이에요.
제약업계는, 여러 명이 복용해왔고 입증된 제품이라며 젊은 여성들에게 피임약을 권하는 의사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남자들이 이끌어가고 있는 곳이에요.
물론, 남성용 경구 피임약이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동의해요. 하지만 그것이 상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호르몬성 피임약이 피임에 유일하고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권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크리스, 26세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 연인과의 관계에 이로운 것이라면 저는 당연히 남성용 피임약을 복용할 거에요. 제 여자친구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피임약을 먹는 것이 조금 조심스러워요. 그런 그녀의 유방암 발병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면 저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남성용 피임약을 복용하겠어요.
제 몸 속에 호르몬을 첨가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제 여자친구도 하는데 저라도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어떤 약물을 먹던 부작용은 항상 존재하잖아요. 너무 심한 부작용이 생기지만 않기를 바래야죠. 하지만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많은 주사제 주입이나, 피임기구 이식 등과 같은 방법의 극도로 침입식 피임법은 조금 꺼려질 것 같아요. 저도 그런 것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여자에게 감내하라면 너무 심한 처사라고 생각해요.
피임약을 복용하면서 담당의와 상담을 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의사-환자간 비밀유지법이 있으니까요. 친구들도 진정한 제 친구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리라 생각해요. 저도 만약 제 친구 중 누군가가 남성용 피임약을 먹고 있다고 고백해도 그를 달리 대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제 몸을 제가 제어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너무 싫을 것 같아요." - 제이미, 25세
피임약을 복용하기 꺼려지는 가장 큰 요인은 그것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변화에요. 습관을 들이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매일 알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저에게는 오히려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다행히 현실이 된 적은 없지만, 저는 항상 원치 않은 임신 상황에 놓이게 될까 봐 걱정해왔어요.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관계에 있어서 피임에 대한 주된 책임은 거의 여자에게 놓여지는 게 사실이에요. 결코 옳다고 볼 수 없죠. 그 어떤 여성도 자신의 호르몬 수치를 인위적으로 바꾸어 놓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거에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제 몸을 제가 제어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너무 싫을 것 같아요. 아마도 저절로 생긴 병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 거라고 생각해요.
병원에 자주 가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하는 것은 전혀 꺼려지지 않아요. 저는 건강염려증에 걸렸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타입이라 담당의를 더 자주 만날 핑계가 생긴다면 오히려 감사하다고 생각할 거에요.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선택하기도 하는 침입식 피임법은,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무서워요. 게다가 일부 여성의 경우에는 그렇다고 하던데, 제가 암에 걸릴 확률도 더 높아질 수 있다면, 절대로 그 방법은 선택하지 않을 것 같아요.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연구개발을 하죠.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남성들이 복용할 수 있는 피임약이 아직 없다는 것은 아직도 가부장적인 이 사회에서 그것이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볼 수 도 있을 거에요.
제 친구들은 남자가 피임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절대 안 되는 일이라고 펄쩍 뛸 사람들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아마 그냥 아는 지인들이나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제가 남성용 피임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는 않을 것 같고요. 하지만 뭐, 평소에 모르는 사람에게 콘돔의 다양한 종류와 그것들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일 또한 없으니 그것은 그냥 개인적인 사생활이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본 기사는 엘르 USA의 "THE MALE PILL: WHAT MEN REALLY THINK OF THE SCIENCE, SIDE EFFECTS AND SOCIAL PRESSURES" 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CREDIT

에디터 김은정
글 KATIE O'MALLEY
디자인 오주희

자세한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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