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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0.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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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다일 것 같아?

여자와 엮여서 뭐든 하고 싶다고 바라는 남자들에게



“가만히 있어도 큰 도움이 되는 박보검.” <효리네 민박> 알바로 등장한 박보검에게 이효리와 임윤아가 입을 모아 그렇게 말을 할 때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남자인 자기가 봐도 기분 좋아진다고 이상순도 말할 만큼 시원상큼한 얼굴을 가진 박보검. 


그런 박보검을 보며 꺅꺅거릴 수밖에 없는 여심을 보며 한쪽에서는 부루퉁한 얼굴로 이렇게 말한다.“여자들은 남자 얼굴을 밝혀! 눈에 보이는 것만 중요해서 나 같이 보통의 평범한 남자들은 연애하기 힘들어!” 얼굴만 못생긴 줄 알았는데 마음까지 삐뚤어져서 자아 성찰이 안 되는 남자들은 자신의 매력 부재를 곧잘 여자들 탓으로 돌리곤 한다. 마치 자신들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해본 적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비난은 부당하다. 의외로 한국 여자들의 눈은 낮기 때문이다. TV에 보이는 미남들에게 열광하고 그런 얼굴과 로맨틱한 혹은 그 너머의 야릇한 순간까지 망상한다치더라도 현실에선 타협을 잘 한다. 타협할 수밖에 없다. 거리에 나와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연애하는 남자들 중 박보검처럼 ‘잘.생.긴’ 남자들이 몇이나 되나? 그들의 생각처럼 여자들이 얼굴만 밝힌다면 짝짓기에 실패한 남자들이 90%는 넘어야 하지 않은가! 연인이라는 이유로 눈에 훈남 필터를 끼우고 어떻게 해서든 내 남자의 장점을 찾아내고 내 남자 최고 모드를 가동하는 게 한국 여자들이다.
무난하게 생겼는데도 자신을 연애 대상으로 바라봐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남자들은 아마 생김새보다 태도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효리네 민박>에서 박보검이 등장한 회차가 끝나고 난 뒤 사람들은 ‘일가구 일보검’의 보급이 시급하다고 말하며 박보검을 칭찬하기 바빴다. 그저 잘생겼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일어난 것일까? 여자들로 하여금 성적 모험을 해 볼 용기를 내게 만드는 것은 얼굴보다는 태도에 있다. 그 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무해함’이다. 사회면을 채우고 있는 뉴스에 매일 같이 데이트 폭력이나 이별 살인이 보도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지금, 여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남자는 귀하고 소중하다. 


박보검은 ‘남자다움’이라는 틀에 갇혀 남자답게 보이려는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연기할 때와 다르게 어수룩하고 어색한 모습은 조마조마하기도 한다. 하지만 뭐든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를 지켜보고 있으면 아주 무해한 생물체처럼 느껴진다. 임윤아와 함께 사슴 케미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초식동물적인 태도가 한 몫 했을 것이다. 조금씩 사람들과 익숙해지고 그 공간이 편안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애교와 끼부림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무게 잡고 투박하고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소위 남자답다는 태도를 가지지 않았지만 여심을 흔들어 놓는다. 밤마다 내 꿈에 박보검이 등장하길 간절히 바라게 만든다. 그뿐만이 아니다. 손 잘 씻고, 사용한 세면대 정리 잘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할 일을 찾아서 집안 일을 잘 해내는 박보검을 보고 있으면 카메라가 있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몸에 베인 습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집안 일을 잘하는 남자는 섹시하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인데도 가사 노동은 여자들만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혼자 살면서 너저분한 생활을 하는 남자의 집에서 뒹굴고 싶은 여자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생활 환경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고 살아가는 남자에게서 굳이 매력을 발견하고 싶지 않다. 집안 일은 언젠가 여자가 해 줄 일이라고 생각하는 남자의 무능에 흥분될 여자는 없다. 집안 일은 함께 해나가는 것이지 ‘돕는’ 정도에 머물면서 가사 노동을 폄하하는 남자들은 점점 도태되고 말 것이다. 


박보검은 잘생겼다. 하지만 박보검이 박보검 같은 얼굴을 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가 가진 태도만으로 그렇다. 얼굴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 특히 여자와 엮여서 뭐든 하고 싶다고 바라는 남자들은 여자와 여자가 지금까지 해온 일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그깟 하찮아 보였던 집안 일이라도 말이다.

CREDIT

에디터 김은정
글 현정
사진 효리네민박 인스타그램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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