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 스타 > 스타 인터뷰

2019.02.02. SAT

CALL ME BY NAME

윤지성, 그가 마음을 열었다

드라마틱한 시간을 지나 비로소, 오롯이 자신의 모습으루 윤지성이 우리 앞에 섰다

그레이 재킷과 팬츠는 모두 Kimseoryong. 패턴 셔츠는 Fendi. 화이트 헨리넥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터틀넥 스웨터는 Juun. J.



워너원이란 수식어를 뗀 첫 활동이에요. 기분이 어때요 조금 어색해요. 함께 활동할 땐 서로 의지도 하고, 조언도 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혼자 잘해내야 하니까. 물론 기대도 돼요. 아무래도 그룹 안에선 컨셉트에 저를 맞춰야 했는데, 지금은 제가 원하는 방향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거든요. 그게 반영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첫 행보가 뮤지컬이라니, 의외네요 뮤지컬을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어요. 연기하며 노래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와서 감사하죠. 또 다른 이유는, 팬을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어서요. 늘 ‘돔’처럼 큰 공연장이나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가는 팬 사인회에서 만나는 게 아쉬웠거든요. 뮤지컬 공연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그날들>은 김광석의 노래로 꾸며진 이야기에요. 워너원에선 맏형이지만, 김광석 시대의 정서를 이해하기엔 좀 어린 나이일 텐데 아시겠지만 제가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에요(웃음). 어릴 때부터 어쿠스틱, 올드 팝 장르를 좋아했어요. 김광석 선배님의 시대를 살진 않았지만, 그 감성은 시간과 상관이 없으니까. 오래 사랑받는 음악엔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뭔가요 극중에서 ‘사랑이라는 이유로’라는 노래를 불러요.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에서 부르는 곡인데, 그게 참 좋더라고요. 가사나 음율이 예뻐서요. 그 노래가 담는 장면도요.

모 플랫폼에서 ‘윤지성’을 검색하면 어마어마한 분량의 자료가 떠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인생이 한 편의 대서사시처럼 펼쳐져 있더라고요 진짜요? 전 아직 못 읽어봤어요. 너무 감사하네요.

워너원이 되기 이전, 그러니까 사람들이 당신을 몰랐던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음. 열여섯 살 때 강원도 원주에서 서울로 무작정 올라왔어요. 예술고등학교에 가고 싶었거든요.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고 다른 쪽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입시 준비를 했어요. 예고에 들어간 후엔 그냥 뭐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그때 처음 무대에 오르면서 뮤지컬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대학에서도 연기를 공부했고, 영화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과제 때문에 영화 한 편 만든다고 대본도 쓰고, 카메라도 잡고….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저에겐 좋은 경험이었죠.

이런 약력을 봤어요. 학부 시절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연출, 5관왕 달성…. 아이돌과 셰익스피어라니, 신선한 조합이에요 아, 그게 졸업 과제였어요(웃음). 1학년은 연기를, 4학년은 연출을 하는 워크숍이었는데, 제가 단독으로 뭘 잘해서 상을 받은 건 아니고 함께 작업했던 친구들이 잘했어요. 상받은 것보다 직접 대본 각색하고, 의상 만들고, 소품 구하러 다니고… 친구들과 함께한 경험이 더 기억에 남아요.

연극 판에 친구가 많겠어요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친구들이 있죠. 멋있는 애들이에요. 제가 대학로 소극장 문화를 진짜 좋아해요. 작은 공간이 주는 매력을 너무 잘 알거든요. 관객과 무대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호흡하고 소통하는 거요. 나중에 꼭 소극장에서 공연할 생각이에요.

초등학교 때 장래희망 난에 ‘연예인’이라고 썼다면서요 맞아요(웃음). 연예인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가수도, 배우도 아니고 딱 ‘연예인’이라고 썼어요. 그냥, TV에 나오고 싶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도 만나고 싶었고요.

누구? 효리 누나요. 아, 이효리 선배님. 어릴 때 핑클 팬이었어요. 나 핑클 만나고 싶다. 어떻게 만날 수 있지? 아, 연예인이 돼야겠다, 생각한 거죠. 핑클 음반이니 달력이니 다 사서 모을 만큼 엄청 좋아했어요.

‘덕질’이라는 걸 했네요 그래서 ‘팬’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알 것 같아요. 저도 누군가를 순수하게, 열정적으로 좋아했던 시절이 있으니까.

어린 시절부터 연예인이 될 준비를 하면서 ‘빛나지만 한편으론 어두운’ 세계에 대한 마음 수련도 했나요 음.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이유를 잘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이 잘 안 풀리고,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누군가에게 안 좋은 이야길 들어도 ‘난 지금의 내가 좋아’라고 할 수 있는 어떤 명분. 저한텐 무조건적 사랑을 주는 가족과 친구, 팬이 이유이자 명분이에요. 그리고 제가 좀 늦게 데뷔한 것도 다른 한편으로는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경험도 많고 단단해졌으니까요.



꿀벌 패턴의 블랙 재킷과 팬츠는 Dior Men. 슈즈는 Dr. Martens. 터틀넥 스웨터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리본 체크 셔츠와 화이트 팬츠는 Beyond Closet. 브이넥 니트는 Ordinary People.



터틀넥과 프릴 셔츠, 재킷은 모두 Prada. 쇼트 팬츠는 Maison Kitsune by Beaker.



어느 인터뷰에선가 스스로 자신을 다독이는 편이라고 말한 걸 봤어요 사실 남에게 기대는 법을 몰라요. 혼자 다독이고 위로해요. 제가 잘 웃고, 장난도 잘 받아주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지성이는 그래도 괜찮아’ 생각하는 게 좀 있어요. 격의 없이 대하는 거죠. 근데 그렇지 않거든요. 마냥 다 괜찮은 사람이 어디 있어요. 남처럼 상처받고, 아프기도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서 그냥 넘어가는 거예요.

의젓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나 봐요 장남이어서요. 학교 다닐 땐 반장, 전교 부회장, 스카우트 연대장, 과대, 이런 걸 계속 했고요. 리더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늘 누군가에게 기댈 수 없는 상황이었죠. 16세 이후부터 혼자 산 것도 성격에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힘들지만 부모님에게 “나 힘들어” 하지 않았어요.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혼자 책 보고, 술도 마시고, 영화 보고, 그러면서 견디는 법을 알게 됐어요. 아, 울고 싶으면 그냥 울어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요. 저처럼 의지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어요. 결국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였네요. 타고난 것, 살면서 갖게 된 것, 앞으로 갖고 싶은 것은 뭔가요 타고난 건… 글쎄요. 없는데. 굳이 짚으라면 남의 얘길 잘 들어주는 거. 공감 잘하는 거. 갖게 된 건, 팬이죠.

이를테면 재능이라든가, 잘하는 거 그래도 대답은 변함 없어요. 팬이 없었으면 제가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요? 그냥 군대 갔다 와서 놀고 있겠죠. 저는 데뷔를 ‘한’ 게 아니라 팬들이 ‘시켜준’ 경우잖아요.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제겐 절대적이에요.

그럼 갖고 싶은 건요 글쎄요. 저는 욕심이 별로 없어요. 아, 생각났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어요. 음악이든, 뮤지컬이든, 연기든 제가 만들고 보여주는 것들로 어떤 사람이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면 그걸로 족해요. 저도 연예인을 보면서 즐겁고 기쁘고 위로도 받았거든요. 이젠 제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새 출발 앞에서 품은 간절함은 뭐예요 그냥 잘 해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은 결과물만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과정은 저만 알잖아요. 그 과정을 잘 해내고 싶어요.

2월에 나오는 첫 솔로 앨범 이야기도 들려줘요 키워드만 말할게요. 윤지성, 당신, 고마움.

워너원 마지막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요. 한 시절을 회상하기 좋은 때겠네요 살면서 쉽게 겪어보지 못할 순간들을 경험했죠.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월드 투어, 고척 돔 데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요.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감회가 있잖아요 워너원이라는 그룹은 사라지겠지만 11명의 멤버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고맙다는 말도. 워너원이 사랑받은 건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에요. 팬들이 관심 갖고, 뽑아줬고, 만들어준 덕분이에요.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성장을 경험했겠어요 아직 성장 중이죠.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인기를 얻은 게 아니라 갑자기 ‘데뷔’라는 상황에 던져진 경우잖아요. 그래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현장에서 알아야 할 것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이런 걸 하나하나 배우고 있어요. 조금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은 있지만…. 이렇게 부딪히고 깨지고 반성하고 다짐하면서 배우면 된다고 생각해요.

세상에서 ‘밥’이 제일 중요하다면서요. 전후 세대도 아닌데 왜(웃음) 데뷔 직전까지 8년 동안 고시원에 살았거든요. 아르바이트하면서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어요. 나이가 있으니 부모님께 용돈을 받긴 미안했고요. 치킨을 먹으려면 이틀은 삼각김밥이랑 컵라면으로 때워야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라면을 별로 안 좋아해요.

아… 웃을 얘긴 아니었네요 먹는 일에 서러움을 좀 느꼈죠(웃음). 그래서 맺힌 게 있어요. 하하. 밥은 진짜 중요해요. 식사하셨어요?

CREDIT

에디터 김아름
글 류진
사진 김진엽
스타일리스트 윤은영
헤어&메이크업 김환
디자인 이효진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2월호
참고하세요!

저작권법에 의거, 엘르온라인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타 홈페이지와 타 블로그 및 게시판 등에 불법 게재시 불이익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