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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7. WED

FOREVER TOP

엘르 코리아 최초의 커버 걸

<엘르> 코리아 1992년 11월 창간호 커버 모델로 활약한 영원한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시퍼를 다시 만났다

원 오프숄더 톱은 Isabel Marant. 레오퍼드 스커트는 Masscob. 샤 장식의 슈즈는 Jimmy Choo. 볼드한 네크리스와 뱅글은 Chanel. 골드 이어링은 Celine.



 


“클라우디아가 패션 신에 등장했을 때 해가 떠오르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해는 여전히 빛나고 있죠!”라고 칼 라거펠트가 그녀에 대해 설명했다. 패션계 대가의 표현처럼 클라우디아 시퍼의 첫인상은 “와우!”라는 감탄사를 쏟아내게 한다. 나 역시 90년대 샤넬 백스테이지에서 그녀를 만났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카오스 현장에서 ‘나 홀로 여신’처럼 우아하게 서 있던 클라우디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랬던 그녀가 오늘 촬영을 위해 약간의 홍조를 띤 맨 얼굴로 내 앞에 우뚝 서 있다. 아침 9시, 그녀는 약속된 시간에 도착했다. 독일인다운 정확한 성격과 프로다운 태도다. 스트라이프 점퍼와 프린지 데님을 입은 편안한 차림인데도 세 아이(15세 캐스퍼 매튜, 14세 클레멘타인, 8세 코시마 바이올렛)의 엄마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 만큼 섹시한 보디라인이 돋보였다.
클라우디아는 40대의 위기를 잘 넘겼다. 눈에 띄는 약간의 잔주름이 되레 아름답게 느껴졌다. 2010년 <엘르> 영국과의 인터뷰에서 “성형은 생각하지 않아요. 나중에 벌어질 일이 두렵거든요”라고 언급한 적 있다. “나이 드는 건 삶의 일부이고 우리는 변화를 받아들여야 해요.” 자신의 말을 책임지듯 그녀는 세월을 아름다운 자세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포토그래퍼 엘렌 폰 운베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클라우디아와 엘렌은 서로 껴안고 킥킥대면서 마치 10대 친구들이 노는 것처럼 셀카를 같이 찍었다. <엘르>에서 두 사람이 촬영한 마지막 작업은 10년 전, 클라우디아 모델 데뷔 20주년 때의 일이다. 클라우디아가 모델 초창기에 얻은 ‘차세대 브리짓 바르도’라는 수식어는 우연이 아니었다. 좋든 싫든 그녀는 바르도에 견줄 만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스타일리스트 진은 그녀를 바르도라는 틀에 가두지 않기 위해 애썼고, 그 결과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그녀의 매력은 언제든지 변신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헤어 스타일리스트 셉 바스클이 말한다. 탈의실로 들어와 의상을 체크하면서 클라우디아는 ‘나다운 것’과 ‘나답지 않은 것’을 선별하지 않았다. 클라우디아는 노련한 프로이고 어떤 가능성도 받아들였다. 그녀는 모델 이후의 삶을 계획하며 브랜드, 디자이너,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메이크업 라인, 호저리 컬렉션, 톱 포토그래퍼들과 작업한 자서전, 아쿠아주라와의 풋웨어 컬렉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9월에 진행했다.
1993년 <엘르>가 <톱 모델>을 론칭했을 때 ‘누가 창간호 표지를 장식할 것인가?’를 두고서 의견이 분분했다. 당시 미셀 레바턴(메트로폴리탄 모델 에이전시 창립자)은 클라우디아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꽃 같아요. 매력적이고 유쾌하죠. 그뿐 아니라 예의도 갖췄어요. 스타가 될 요소를 가지고 있고 일도 열심히 해요. ‘노’라고 얘기하는 걸 듣지 못할 겁니다. 일찍 일어나며, 술과 담배는 물론 밤샘 파티도 하지 않아요. 프로가 되기 위해 태어났죠.” 그의 말에 동료 슐리에는 “우린 스타를 만나게 될 거야!”라고 답했다.



점프수트는 Tara Jarmon. 와이드 벨트와 스트랩 하이힐은 모두 Versace.



청키 스웨터와 뉴스보이 캡, 볼드한 체인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화이트 롱부츠는 Isabel Marant.



어떤 계기로 모델이 됐나요 친구 생일 파티가 열리는 뒤셀도르프 나이트클럽에서 ‘You spin me right round’에 맞춰 춤추고 있을 때였어요. 메트로폴리탄 에이전트의 미셀 레바턴이 다가와 모델이 되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고 “내 옆에 있는 멋진 친구를 두고 말하는 거예요?”라고 물었어요. 그리고 몇 주 후, 저는 파리에 있었죠. 30년이 지나고 보니 그때가 인생의 ‘전환점’이었네요. 지금도 이게 꿈은 아닌지 생각해 보곤 해요.

<엘르> 프랑스 캐스팅 감독 오딜 사롱과의 첫 미팅을 기억하나요 오딜이 젊은 모델을 스타로 만들어준다는 말을 들었어요. 너무 흥분됐지만 워낙 까다롭다는 걸 알고 있어서 굉장히 초조했어요. 하지만 전 운이 좋았죠. 다음날부터 <엘르> 화보를 논스톱으로 촬영했으니까요. 세이셸에서 노르웨이로, 멕시코 카보 산 루카스까지 이 모든 게 1주일 사이에 일어났어요.

게스 첫 광고 모델이 됐을 때 어땠나요 당시 엘렌이 포토그래퍼로 막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였어요. 놀랍게도 엘렌과 함께 7년짜리 광고계약서에 사인했죠. 첫 게스 광고가 나간 후 뉴욕의 엘리베이터에서 막 걸어나올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어요. “혹시 당신은 게스 걸?”

모델 30주년을 맞아 오늘 엘렌과 다시 <엘르> 화보를 촬영했어요 두 친구가 오랜만에 의기투합해서 정말 즐거웠어요. 포토그래퍼와 모델 사이의 케미스트리가 강할수록 완벽한 화보가 만들어지죠. 마음껏 떠들고 자유롭게 즐겼어요.

모델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모델로서 놀라운 점은 제 인생에서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모델이 아니었다면 결코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많아 매 순간 수호천사가 내 곁에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클라우디아 시퍼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유명세가 힘들지 않았나요 힘들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가족들이 힘이 돼주었고, 다행히도 유명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친구들이 주변에 있었으니까요. 가끔씩 힘들 때 친구들은 제 포즈를 흉내 내면서 저한테 웃음을 주곤 했죠.

오랜 기간 모델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전혀요! 패션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니까요. 뛰어난 재능과 창의성을 지닌 사람들과 일할 수 있잖아요. 게다가 어느 시점엔 내 자신이 창의적인 역할을 맡아서 할 수도 있고요.



골드 컬러 스웨터는 Petit Bateau. 마이크로 미니스커트는 Balmain. 롱 부츠는 Claudia Schiffer for Aquazzura. 옐로 도금 팔찌는 Monsieur. 볼드한 체인 네크리스와 뱅글은 모두 Chanel.



레오퍼드 트렌치코트와 펌프스는 모두 Michael Kors Collection. 골드 팔찌는 Tiffany & Co.



90년대 쇼는 굉장히 연극적이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무엇인가요 지아니 베르사체와 작업하는 걸 좋아했어요. 패션과 뮤직, 아트가 하나로 연결됐고 그 임팩트는 패션 그 이상이었어요. 프런트로에는 왕족들이 앉아 있었죠. 샤넬도 기억에 남아요. 칼 라거펠트는 제가 신인 시절에 긴장하지 않도록 항상 챙겨줬어요. 칼과 함께 일하는 건 언제나 ‘꿈’이었는데, 그가 만든 옷을 입고 쇼에 설 수 있어서 자랑스러웠죠.

백스테이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가 있나요 보디가드들은 쇼 안팎에서 우릴 지켜주죠. 그런데 쇼가 끝난 후 백스테이지에 돌아와보니 제 속옷을 도둑맞은 거예요! 그때부터 속옷을 지키는 보디가드가 생겼어요.

요즘 어떤 무대에 서고 싶나요 런웨이에는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 거예요. 물론 지난해에 90년대 슈퍼모델들과 베르사체 무대에 서긴 했지만요. 그건 지아니를 헌정하는 쇼니까 예외에 속하죠. 신예 디자이너들이 많지만 기회가 된다면 발맹 무대에 서고 싶어요. 올리비아 루스테잉은 감탄을 자아내는 재능을 지녔고, 자신의 야망과 프로의 자세를 진지하게 접목시킬 줄 알거든요.

지난해 베르사체 무대에서 나오미, 신디, 카를라를 다시 만났어요. 어땠나요 동창회 같았어요! 학창시절 친구들을 만난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우리 사이에는 모델로 활동하면서 쌓은 끈끈한 유대감이 있어요.

30년 넘게 패션계에서 일하면서 어떤 변화를 느끼나요 컬렉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 걸 느낄 수 있어요. 소셜 미디어의 성장은 정말이지 거대한 파워를 형성해요. 팬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언제나 가능하고요.

#MeToo 운동은요? 과거에 일하면서 불편함을 느낀 적 있었나요 놀랄 만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우리 모두 그 이면에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시작했을 때는 너무 어려서 뭐가 뭔지도 몰랐고 상처도 쉽게 받았죠. 다행히도 나쁜 기억은 없지만 #Metoo 같은 캠페인이 투명성과 자유로움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여성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할까요 힘을 갖는 것! 그건 내가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해요. 하고 싶은 것을 해내고 스스로 헤쳐나가면 창조자가 될 수 있어요. 엄마가 된다는 것도 그중 하나고요.

여성이 원하는 걸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건강과 가족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갖는 것이죠.



스트라이프 스웨터와 하이웨이스트 팬츠는 모두 Balmain. 메탈릭 스트랩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골드 팔찌는 Tiffany & Co



리본 장식의 미니드레스는 Balmain. 실버 앵클부츠는 Claudia Schiffer For Aquazzura.



일하지 않을 때도 패션을 의식하나요 경험상 내게 어울리는 게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에 끌려요. 데님을 매일 입지만 믹스매치하는 걸 좋아해요. 또 쇼를 보면서 나한테 맞는 것이라면 트렌드를 받아들이려 애쓰고요. 이건 꽤 본능적인 감각이에요. 커리어 내내 아카이브와 새로운 트렌드를 조합하는 걸 반복해 왔으니까요.

최근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모델 데뷔 30주년을 맞아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모델 활동을 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모은 커피테이블 책도 발간하고, 남편의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기획에도 참여했고요. 다른 프로젝트들도 지금 진행 중이에요. 9월에는 세 가지 리미티드 에디션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어요. 첫 번째는 아쿠아주라 디자이너 에드가르도 오소리오와 함께한 일곱 가지 히어로 스타일 슈즈 컬렉션이에요. 타이거와 레오퍼드 프린트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니렝스 부츠부터 실버 하이힐 부티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데이 & 나이트 룩을 책임지는 환상적인 아이템들로 구성돼 있어요. 또 2018 F/W 메이크업 컬렉션이 있는데, 반짝이는 터치와 제 시그너처인 파티 글로를 연출할 수 있는 신제품들을 담았죠. 끝으로 ‘클라우디아 시퍼 레그’는 새롭게 선보이는 또 다른 호저리 라인 컬렉션이에요.

메이크업 컬렉션은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됐나요 지난 30여 년간 메이크업 대가들과 일하면서 축적된 뷰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메이크업 컬렉션을 만들 기회가 찾아왔어요. 저는 네 가지 타임리스 아이콘 룩과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을 담은 컬렉션을 만들었죠. 이를테면 결점 없는 피부, 건강하게 빛나는 광채, 색다른 기분을 낼 수 있는 메가와트 글래머 룩 같은 거 말이에요.

굉장히 생산적이에요. 주로 어디서 에너지를 얻나요 좋아하는 일에 대한 애착에서 에너지가 생성되죠. 모델 활동은 수많은 창의적 가능성을 열게 해주었고, 다양한 예술 분야의 아티스트를 접할 기회를 주었어요.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에요.

영국 영화감독 매튜 본과 결혼한 지 15년이 흘렀어요. 무엇이 서로의 관계를 지속시킨다고 생각하나요 소울메이트이자 최고의 친구와 결혼하는 것! 아들 하나와 딸 둘, 세 자녀를 키우고 있어요. 양육 방식이 다른가요 아니요. 완전히 똑같아요. 아이들을 키울 때 제가 믿는 건 직감과 공감이에요.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제 초점은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맞춰져 있죠. 아이들이 개인의 흥미나 진로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함께 찾고 있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황홀했던 순간은 다이애나 빈과 함께 차를 마셨던 순간, 그리고 몇몇 왕자로부터 러브레터를 받았던 것!

CREDIT

에디터 VIRGINIE DOLATA
사진 ELLEN VON UNWERTH
스타일리스트 JEANNE LE BAULT
헤어 SEB BASCLE(CALLISTE AGENCY)
메이크업 KIRSTIN PIGGOTT(JULIAN WATSON AGENCY, USING CLAUDIA SCHIFFER MAKE UP
매니큐어 TONI JADE
세트 디자이너 TRISH STEPHENSON(CLM UK)
디자인 이효진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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