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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4. SAT

THE LOVER IN ME

엘로의 빛과 색

힙합 레이블 AOMG에서 곡을 만들고 노래를 하는 뮤지션, 엘로

스트라이프 셔츠와 화이트 티셔츠는 모두 Poszer. 팬츠는 Acne Studios. 슈즈는 Unipair. 네크리스는 Sting925. 체인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한 달간 매주 새로운 싱글을 발매하는 <Gradation> 프로젝트를 막 마무리했다. 지금 어떤 상태인가 일단 후련하다. 쇼케이스도 잘 마쳤다. 나는 새로운 곡을 발매하고 공연하는 것에 큰 희열을 느낀다. 그 순간을 위해 음악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페노메코와 작업한 ‘Oh I’, 다이나믹 듀오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Lip service’, 지코가 함께한 ‘Osaka’를 비롯해 무려 6곡이다. EP 앨범으로 만들지 않고 한 주씩 나눠서 공개한 까닭은 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서다. 2년 전, 첫 EP 앨범 <8 Femmes>를 선보인 뒤 공백이 길었다. 그만큼 갈증이 컸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어줬으면 했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한 명이라도 내 의도를 알아주면 좋겠다.

<Gradation> 프로젝트는 어떤 의도의 결과물인가 이전 곡들도 그렇고 나는 섹시한 음악을 지향한다. 음악을 통해 섹시해 보이고 싶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는 지향점이 다르다. 내가 가진 여러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Gradation’이라는 단어의 의미처럼 각각 다른 색의 곡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이런 음악도 잘해’라는 자신감이 있기도 했고, 팬들이 ‘갑자기 왜 이런 음악을 해?’라고 여기면 어떡하지 걱정도 됐다. 결과적으로 내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마지막에 공개한 ‘Osaka’를 타이틀곡으로 지목했는데 6곡의 발표 순서를 정할 때 지금껏 해온 스타일과 크게 다른 곡들은 뒤에 배치했다. ‘Osaka’는 그중에서 가장 다른 결의 곡이다. 쇼케이스 때 과연 사람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따라 불러주더라. 좋아하는 사람들을 한 번씩 데려갈 정도로 애정을 가진 도시를 주제로 한 곡인 데다 멜로디나 편곡 등 전반적인 작업을 주도해 내게는 의미가 크다.

엘로다운 음악을 설명하는 단어는 깔끔함과 담백함.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두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두부는 그 자체로는 맛이 뛰어나지 않지만 어떤 요리와도 조화를 잘 이룬다. 창법을 예로 들면, 목소리는 음악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튀면 안 된다. 그래서 기교 없이 정확하게 노래하려고 한다. 무엇이든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이번 프로젝트의 곡마다 피처링 아티스트의 스타일이 배어 나온다 다른 아티스트에게 피처링을 부탁할 때 어떻게 해달라고 하는 것보다 같이 의논하면서 작업하는 걸 선호한다. 협업도 마찬가지다. 파트너가 가진 것을 끌어내기 위해 내가 맞추는 편이다. 그러면서 많이 배운다.



재킷은 Poszer. 화이트 티셔츠는 Acne Studios. 링은 Sting925.


이번 작업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가능성은 무엇인가 다이나믹 듀오가 함께한 ‘Lip service’와 기린이 피처링한 ‘Don`’t you worry’를 만들면서 내가 레트로 무드를 가진 사람임을 확실히 느꼈다. 원래 트렌드를 좇지 않는 편이다. 유행은 주시하지만 그걸 따라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패션 스타일도 음악 스타일과 닮았나 과하거나 화려하면 부담스럽다. 실루엣이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스타일을 주로 입는다. 좋아하는 색은 블랙. 머리 염색도 안 한다. 다만 칙칙해 보이지 않으려고 핑크색, 보라색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준다.

지금껏 만난 8명의 여자들에 대한 감정을 담은 EP 앨범 <8 Femmes>를 비롯해 사랑 이야기가 많다. 가사 속 화자는 어떤 캐릭터일까 그건 그냥 나다. 아무래도 내 이야기를 많이 담으려고 한다. 거의 모든 곡을 사랑과 연관 짓다 보니 카사노바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서른 살에 가까워져 가는 한 남자로 봐주길 바란다.

인생에서 사랑이란 감정은 얼마나 중요한가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랑이 존재한다. 음악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이성에 대한 사랑.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사는 재미도 반감될 것 같다. 사랑은 나를 지탱해 주는 큰 힘이다.

누군가를 위해 했던 가장 로맨틱한 일은 무엇인가 그 사람에 대한 곡을 만든 것이 아닐까. 별 생각 없이 만들었는데 노래의 주인공은 굉장히 좋아하더라.

결혼식 축가 요청도 많을 것 같은데 엄청 불렀다. 이제는 좀 줄이려고.

주로 어떤 노래를 부르나 소속사 사장님인 박재범의 ‘약속해’. 그런 의도로 만든 곡은 아니지만 가사가 축가로 잘 어울린다. ‘부자가 되든 어려워지든 둘이서 행복하게 늙어갈 수 있다고 약속해.’
사랑 노래에 음악을 대입하면 음악에 빠져 살고, 음악에 거절당하고, 그 음악에 다시 몰입하는 뮤지션의 이야기가 된다. 음악이 멀게 느껴질 때가 있나 작업할 때마다 느낀다. 노래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의 시간은 외롭고 처절하다. 곡이 완성될 때까지 음악을 조르고, 음악에 차이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발매할 때의 희열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음악에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빠져든 건 언제부터인가 고등학교 때 밴드를 했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게 됐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땐 지금과 달리 싱어송라이터가 흔치 않았다. 그런데 자이언티 형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남 눈치 보지 않고 자기만의 음악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내것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데님 팬츠는 Calvin Klein. 티셔츠와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소속사인 AOMG 그리고 자이언티, 크러쉬, 로꼬, 그레이와 속해 있는 비비드 크루 등 음악적 갈증을 공유하고 해소할 수 있는 동료들이 많다. 최근 새롭게 알게 된 아티스트 중 잘 통하는 사람은 하이어뮤직레코즈에 소속된 프로듀서 우기(Woogie). 레트로 감성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과 말이 잘 통하는데 그 부분에서 우기 형과 잘 맞는다.

엘로의 본명이자 오민택이란 사람의 본색이 궁금하다 지인 사이에서 재미있는 친구로 인식돼 있는 것 같다.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닌데 친해지고 나면 말이 없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한다. 음악 외에 패션도 큰 관심사다. 사진은 찍는 것, 찍히는 것 모두 좋아하고 필름 카메라를 모으는 중이다.

카페나 식당에 갔을 때 음악에 예민한가 아무래도 그렇다. 비주얼과 음악의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테리어가 맘에 들고 맛이 좋아도 공간과 음악이 어울리지 않으면 안 된다. 들어갔다 음악 때문에 나온 적도 많다.

요즘 자신의 일상 공간에 어울리는 음악은 싱글 프로젝트를 마치고 복잡하고 어지러운 일이 많이 정리된 기분이다. 그런 차분한 분위기에 ‘Osaka’도 어울리고 색소폰 연주자인 제이슨 리의 ‘Sax in the city’도 떠오른다.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비주얼을 기획한다면 나는 왼쪽 귀가 안 들린다. 좌우 양쪽에서 사운드가 나오는 것을 스트레오, 하나의 사운드는 모노(Mono)라고 한다. 모노라는 단어를 컨셉트로 해서 촬영해 보고 싶다. 색감을 모노톤으로 하거나 사진의 왼쪽 부분을 흐릿하게 효과를 넣는 식으로. 또는 왼쪽 단면이 잘려진 소품을 활용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한쪽 청력을 잃은 것을 감추고 싶지 않다. 패션이든 음악이든 예술이란 결국 자신을 드러내는 작업이니까.

음악을 통해 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좀 더 살아봐야 알 것 같다.

어떤 경험을 더 해보고 싶나 일단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 내가 설 수 있는 무대가 그렇게 많지 않다. 

자신의 최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의 조건은 밴드가 뒤에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 아무래도 힙합 레이블에 있다 보니 밴드와 함께하는 무대가 흔치 않다. 많이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얼마나 유명해지고 싶나 모순 같기도 한데, 음악은 더 많이 알려지길 바라지만 나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긴 한데 그 차이가 더 커졌으면 한다. 나보다 음악이 우선이다.

<엘르>의 이번 테마는 ‘여행’이다. 염두에 두고 있는 여행지는 휴양지보다 도시를 선호한다. 파리를 다시 가보고 싶다. 오랫동안 잘 보존된 건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그곳에 많다.

누구와 함께 가면 좋을까 파리는 로맨틱한 도시이지 않나. 연인이나 이성 친구와 가야겠지. 그곳에서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이라 해도 이뤄질 것 같다.

천상 로맨티스트인 것 같다. 사랑에 대한 로망이 있나 70~80대에도 같이 멋있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옷을 골라주기도 하면서. 

CREDIT

사진 박종하
에디터 김영재
패션스타일리스트 김민주
헤어&메이크업 BLACKLIP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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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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