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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WED

DON'T STOP BOY

기대해도 좋을 차준환

피겨스테이팅의 새로운 미래 차준환

벨크로 디테일의 집업 점퍼와 포플린 셔츠는 모두 Prada.



로고 테이핑 재킷과 셔츠, 팬츠, 스니커즈는 모두 Dior Homme. 옷핀과 체인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트라이프 셔츠와 와이드 팬츠는 모두 Juun. J. 오벌 키 펜던트와 페탈 키 펜던트, 체인 네크리스는 모두 Tiffany & Co. 스니커즈와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에곤 아이어만 빈티지 체어는 Kollekt.



6시 반에 일어나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한다는 차준환이 촬영 스튜디오에 도착한 것은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예상보다 큰 키와 앳된 얼굴, 장난스러운 말투. 또래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이름은 모르지만 카카오 프렌즈의 캐릭터 이름은 알고, ‘실화냐’ ‘말잇못’ 같은 줄임말도 곧잘 쓰는 열여덟 살 차준환은 잘 웃고, 어떤 질문에도 열심히 대답했다. 사람들이 차준환에게 거는 기대감에 깔린 질문은 결국 이걸 거다. 과연 차준환은 남자 김연아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에게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부문 15위’라는 순위는 다소 애매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최고점을 다시 한 번 뛰어넘었다는 것, 이는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고의 순위라는 것, 이번 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 선수 중에서 2001년 생으로 가장 어린 나이였다는 것. 이런 사실을 되짚고 나면 그를 믿고 지켜봐야 할 이유가 명확해진다. 마침 차준환에게는 오래된 스케이트 부츠를 대신할 새로운 스케이트 부츠도 생겼고, <아이스쇼 판타지아>를 통해 아이스쇼 데뷔도 앞두고 있다. 그러니 이 소년의 가벼운 점프를 믿고 맘껏 응원하길.



2018 평창동계올림픽 직후 뉴스 인터뷰에서 “많은 걸 느꼈는데 이게 무슨 감정인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어요. 이제 감정이 정리됐나요 어느 정도는요. 피겨스케이팅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동안 피겨는 매일매일 해야 하는 운동이었는데, 관중에게 내가 표현하고픈 것을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한 번 올림픽을 경험하고 나니 또 욕심이 나나요 물론이에요. 원래 목표였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루고 나니 먼 이야기 같던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더 잘 준비하고 싶어졌어요.

지난 올림픽은 말하자면 ‘홈 경기’였어요. 올림픽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로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쉽지 않은 기회인데 어땠나요 제 이름을 호명하는 순간 들리는 환호성에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기분이었어요. 관중이 든든하게 저를 지켜주는 느낌을 받았죠.

다른 경기들도 좀 봤나요 물론이에요. 유튜브로도 보고, 직접 관람도 하고요. 제 경기도 아닌데 종목 불문하고 엄청 떨리더라고요. 특히 쇼트트랙 경기는 긴장감 때문에 손에서 물이 흐르는 것 같았어요. ‘아 어떡해!’ 이러면서 봤어요(웃음).

특히 마음에 와닿은 장면이 있나요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 시기를 잘 버텨내고 최고 수준에 오른 선수들의 소감을 들을 때요. ‘어려운 시기를 노력해서 버텼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이 시기만 견디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요. 흔한 것 같지만 정말 맞는 말이거든요.

선수 차준환에게 2017년은 마냥 평탄한 해는 아니었어요. 발목 부상은 괜찮은가요 스케이트 부츠에 문제가 있었어요. 올림픽 1차 선발전 때 발생했던 발목 문제가 올림픽 시즌에 재발하기도 했고요. 새 부츠와는 지금 친해지는 중이에요

무대의상이나 곡 선정에는 관심을 가졌지만 부츠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어요 피겨스케이팅 선수에게는 유일한 장비나 다름없거든요. 제 특기로 알려진 4회전 점프(쿼드러플 살코)를 비롯해 점프 기술을 펼칠 때 받는 하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부츠의 역할이 중요해요. 감정 연기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걸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요소가 필수니까요.

매우 규칙적인 일상을 보내는 운동선수는 어떻게 다양한 감정과 직간접적 경험을 쌓나요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또 보는 편이에요. 뮤지컬영화나 직접 공연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 지난해 한국에 왔을 때 뮤지컬 <나폴레옹>을 봤는데 정말 멋있었어요.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뭔가 느껴지더라고요. ‘말잇못 (말을 잇지 못함)….’ 이런 느낌?

줄임말을 곧잘 쓰네요. 한 영상 인터뷰에서 설현과 아이린이 누군지 모르던 모습이 워낙 인상 깊어서 이런 면은 조금 예상 밖이에요 그게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원래 TV를 잘 보지 않아요. 1년 중 10개월을 훈련차 캐나다에서 보내다 보니 점점 더 한국의 대중문화와 멀어졌죠. 요즘은 K팝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을 들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캐나다에서의 일상은 어때요 놀랍게도 정말 특별한 게 아무것도 없답니다(웃음)! 먹고 자는 것 외에 훈련만 한다고 보면 돼요. 친구도 없고요. 6일 훈련하고 주말 하루는 쉬면서 재정비하는 식이죠.



블랙 & 화이트 컬러 배색의 셔츠와 코튼 팬츠는 모두 Calvin Klein Jeans.



앤티크 체크 패턴의 셔츠와 블루종, 팬츠, 볼캡은 모두 Burberry. 블랙 펜던트 네크리스는 Gucci Timepieces & Jewelry. 스니커즈는 Converse.



대회나 훈련장에서 마주치는 또래 선수들과 친해지지 않나요 일단 또래라고 할 만한 남자 선수가 많지 않아요. 훈련장은 마치 기숙학원 같다고 할까요? 한 곳에 모여 공부만 하는 학원처럼 각자 연습에 집중하는 거죠. 물론 인사 정도는 하지만요.

팬에게 캐나다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겠다는 글을 남겼던데, 설마 인터넷도 되지 않는 환경인 건 아니죠 물론 아니죠! 캐나다에 가면SNS를 안 하겠다고 한 이유는 훈련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굳이 그 기간에 저를 표출하고 싶지 않은 거죠. 다만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저를 지지해 주는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그래서 돌아가기 전까지라도 열심히 소식을 전하려 해요. 훈련 중에는 워낙 깜깜무소식이거든요.

훈련으로 가득한 일상을 보내는 게 괜찮은가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웃음). 지금까지는 워낙 훈련에만 매진해서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고요. 

자꾸 이런 질문을 하는 건 10대 차준환의 모습이 궁금해서였어요. 한국 고등학교에서 제일 친한 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같은 궁금증이죠 워낙 엄마랑 보내는 시간이 길고, 친한 사람도 대부분 누나들이거든요. 평범한 남자애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해서 관찰하는 기분으로 학교에 가고 있어요. 어휴, 그런데 애들이 엄청 거칠더라고요(웃음). 올해는 친구도 한 명 사귀었어요.

차준환과 친해지려면 어떤 사람이어야 하나요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대하는 편이에요. 제가 까다롭긴 한 것 같아요. 직감적으로 ‘아니다’ 싶은 사람에게는 거리를 두거든요. 처음에는 편견일 수 있으니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첫 느낌이 맞더라고요. 솔직한 사람이 좋아요. 저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편이기 때문에 돌려 말하는 건 별로예요.

올해부터 시니어 선수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데 스스로 어른이 된 것 같나요 예전보다 제 주장을 조금 더 분명히 말하려고 해요. 시니어 선수 중 만 16세에 시니어 데뷔를 한 남자 선수가 드물고, 워낙 잘하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끼죠. 여자 선수들과 달리 남자 선수는 전성기가 주로 20대 초·중반에 찾아온다고 하거든요. 점프나 동작을 할 때 힘도 강해지고, 힘을 조절하는 능력도 생기고요.

아직 성장기인데 성장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요 지난 시즌 동안 키가 많이 컸어요. 기술적인 부분에서 어려워지는 면은 있지만 표현력이 더 크고 아름다워 보이는 장점이 있으니 좋은 점을 찾으려 해요. 이왕 큰 거 뭐 어쩌겠어요(웃음). 오히려 지금 제일 걱정되는 건 여드름이에요.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미래, 간판 같은 수식어에 어깨가 무거울 때는 없나요 인터넷을 잘 안 해서 그렇게 불리는 것도 몰랐어요. 지금은 그런 수식어에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시합에 나갈 때는 항상 기대치를 낮게 잡는데, 스스로 부담을 덜 느끼기 위한 방법 같아요.

좋은 방법이네요. 본인의 성격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인간으로서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확실히 긍정적인 면은 있어요. 가끔 제가 생각해도 좀 웃길 정도로 긍정적이거든요. 선수 차준환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긍정’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아홉 살 때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어요. 이 스포츠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분이 있다면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마냥 좋았어요. 그 뒤로는 계속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아요. 종목의 매력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이 그냥, 정말 일상처럼 했거든요. 그래서 올림픽은 제게 큰 경험이에요. 왜 내가 피겨스케이팅을 하고 있는지 알았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도 돌아볼 수 있었으니까요. 몇 년을 더 선수로 생활하든 최대한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마음이에요.

스마트폰은 항상 가지고 다니겠죠. 주로 어떤 걸 하나요 카카오톡 캐릭터 이름은 대강 알아요. 주로 음악을 듣는데 음악 애플리케이션도 기본 앱을 사용하고요. 게임 앱은 설치했다가 결국엔 안 해서 다시 지우곤 하죠. 사진을 잘 못 찍는 편이라 카메라 앱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니까 확실히 셀카는 잘 못 찍는 것 같았어요 아, 이런 거 좋아요. 직설! 찌릿찌릿해요(웃음).



CREDIT

에디터 이마루
사진 김성혜
스타일리스트 주가은
디자인 황동미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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