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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1. WED

THE LIFE IN FRONT OF ELLE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

이제 만 스무 살이 되는 엘르 패닝이 카메라 앞에 선 지도 18년째다

레드 스웨터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코코 크러시 이어링과 링은 모두 Chanel Watches & Fine Jewelry.


BEAUTY NOTE

엘르 패닝의 건강한 피부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트루 매치 파운데이션을 얇게 펼쳐 발랐다. 미스 망가 워터프루프 마스카라를 위아래 눈썹에 여러 번 발라 풍성한 속눈썹을 연출. 립밤처럼 부드럽게 발려 금세 벨벳처럼 보송해지는 컬러리쉬 모이스트 매트 립스틱, R516 링컨로즈를 빈틈없이 꼼꼼히 발라 눈부시게 빛나는 레드 립을 완성했다.
사용 제품은 모두 L’Oreal Paris.


당신이 기억하는 엘르 패닝은 어떤 모습인가. 특수분장도 없이 드레스만 입었을 뿐인데 그 자체로 ‘공주’ 아우라를 뿜어내던 <말레피센트> 속의 오로라 공주? 주연인 안젤리나 졸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던 엘르의 새하얀 얼굴은 대중의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었다.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엘르는 솜털이 보송보송 나 있을 것 같은, 화장기 없이 앳된 소녀의 얼굴이다. 하지만 그녀의 ‘피지컬’을 보게 된다면 깜짝 놀랄지도! 우선 키가 정말 크다. 언니인 다코타 패닝의 키를 훌쩍 넘는 180cm. 그녀의 우상이자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에 함께 출연했던 니콜 키드먼과도 말 그대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 키만 큰 게 아니라 실루엣마저 가녀리다. 2016년 니콜라스 윈딩 레플 감독의 영화 <네온 데몬>에서는 패션모델로 분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고 실제로 마크 제이콥스, 미우미우 등의 캠페인 모델로도 활약했다. 최근 로레알 파리의 뮤즈가 되어 뷰티 인더스트리까지 넘보고 있는 중. 범접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으로 팬들을 사로잡던 아역 배우가 어느새 훌쩍 자라 이젠 범접할 수 없는 반전 매력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한마디 한마디에 연신 감탄하는 표정을 지으며 어린아이 같은 말투로 대화를 나누는 ‘사석의 엘르’의 모습에서, 음습한 눈빛과 걱정에 찬 얼굴로 감정을 폭발시키는 스크린 속의 엘르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멜라니 로랑이 영어로 연출한 첫 번째 영화로 올해 개봉 예정인 <갤버스턴 Galveston>에서는 불안하고 비극적인 도망자 신세의 매춘부 연기에 도전하는데, 완전히 몰입돼 있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멜라니의 연륜과 에너지가 엘르의 몸으로 옮겨간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블랙 원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코코 크러시 링과 코메트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Watches & Fine Jewelry.


데님 재킷과 팬츠는 모두 A. P. C. 화이트 벨트는 Maison Boinet. 코코 크러시 이어링은 Chanel Watches & Fine Jewelry.


BEAUTY NOTE

얼굴 중심부터 바깥을 향해 트루 매치 파운데이션을 얇게 발라준다. 새하얀 피부 위에서 더욱 부각되는 클래식 레드 립은 컬러리쉬 모이스트 매트 립스틱, R516 링컨로즈를 립 라인부터 안쪽까지 꼼꼼히 메워 발라 완성한 것. 마지막으로 엑스트라 오디네리 보태니컬 오일을 가볍게 발라 모발 끝이 윤기 있어 보이도록 했다.
사용 제품은 모두 L’Oreal Paris.


엘르 패닝이 연기를 시작한 건 2001년, 생후 18개월 남짓할 무렵이다. 제시 넬슨 감독의 <아이 엠 샘>에서 주연이자 네 살 터울의 언니 다코타 패닝의 어린 시절 역할로 등장했다. 다코타 패닝(루시 역)이 숀 펜(샘 역)과 함께 그네를 타는 사이 시간이 흘러 훌쩍 커버리는 장면, 그 어린아이가 바로 엘르라는 사실을 아는지. 그 후 2002년 TV 드라마 <테이큰>에서 또 한 번 다코타의 아역으로 등장했고, 2006년 <바벨>, 2008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의 조연을 거쳐 13세의 나이에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썸웨어>의 주연을 꿰차기에 이른다. 어린이 영화를 벗어나 밀도 높은 필모그래피를 다지기 위한 초석이자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를 갖게 된 계기도 바로 이 작품. 사실 코폴라 집안과 엘르 패닝은 거의 한가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인 엘르는 소피아 코폴라의 뮤즈이고, 소피아의 아버지이자 독특한 작품세계를 고수하는 영화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역시 엘르의 빅 팬. 프란시스는 나파 밸리에 있는 자신의 포도 농장에 엘르를 여러 번 초대했고, 2011년 자신이 연출한 스릴러 영화 <트윅스트>에 그녀를 뱀파이어로 출연시켰다. 소피아는 <썸웨어> 이후 7년 만에 <매혹당한 사람들>을 연출하며 또 한 번 엘르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이성에 눈을 떠 호감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도발적인 ‘알리시아’라는 캐릭터는 엘르의 순진무구한 얼굴과 중저음의 반전 목소리를 만나 그 매력이 더욱 극대화됐다. 마치 소녀와 어른의 경계에 놓인 엘르 패닝이 곧 알리시아였던 것처럼! 니콜 키드먼과 커스틴 던스트라는 대배우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기세를 뽐낸 것만으로도 <매혹당한 사람들>은 성인 배우의 길목에 접어든 엘르 패닝에게 전환기를 마련해 준 영화임에 분명하다.



블라우스는 Isabel Marant, 코코 크러시 이어링과 링은 모두 Chanel Watches & Fine Jewelry.


어른들의 세상에 일찍 발을 들인 걸로 모자라 성인 배우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입지를 다진 엘르 패닝. 정작 본인은 스스로를 ‘어른’으로 규정하는 데 주저한다. “제가 어른이라고 느끼기 시작한 건 얼마 안 됐어요. 물론 자신감이 많이 생겼죠. 성인으로서 어떤 일을 스스로 해낸다는 건 기분 좋고 신나는 일이거든요. 하지만 제가 아직 어른과 아이의 중간쯤에 있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어요.” 그녀처럼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거뒀다면 허세를 부리거나 거만하게 굴었을지도 모를 일. 하지만 엘르는 겸손한 태도로 평범한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그녀의 인스타그램(@ellefanning)을 봐도 가십지가 반길 법한 ‘몹쓸’ 장면은 도통 찾을 수 없다. 한 편의 영화를 끝내고 다음 영화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저 테니스를 치거나 발레로 몸을 가다듬는 게 전부일 정도. 동유럽의 숨은 보석 같은 나라, 조지아에 뿌리를 두고 있는 화려하지 않은 집안 분위기 때문일까? 축구선수였던 할아버지, 야구선수였던 아버지, 테니스 챔피언이었던 어머니의 평범하지 않은 피를 물려받은 영향일지도!
그렇다고 엘르 패닝의 성격을 비슷한 또래처럼 느긋하거나 태평하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밝힐 때만큼은 주저 없이 당당하고 전투적이기까지 하니까. 로레알 파리의 뮤즈가 되면서 이런 면모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로레알 파리의 전설적인 슬로건이죠. 이 세상 모든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아침에 일어나 어떤 아이섀도를 바를지, 어떤 립스틱을 바를지 생각하는 건 자신만의 개성을 당당히 표현하는 방법이죠. 제게 메이크업이란 ‘난 세상에 이렇게 보이길 원해, 이렇게 인식되길 원해’라고 외칠 수 있는 권리를 뜻해요.” 남성 중심적인 할리우드에서 여성 감독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지만 엘르의 필모그래피에는 여성 감독이 여럿 있다. 소피아 코폴라, 멜라니 로랑 외에도 <메리 셸리 Mary Shelley>를 연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 2018년 개봉 예정인 <아이 씽크 위어 어론 나우 I Think We’re Alone Now>를 연출한 리드 모라노 감독까지. “‘꼭 여자 감독과 일해야지’ ‘여자끼리만 일해야지’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분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강하고 자신감 넘치며 진실되고 복합적인 여성 캐릭터를 창조해 내기 때문이에요. 그 감독들에게서 여자 그 이상의 영화적 판타지를 봤다고 할까요?” 다코타 패닝의 동생, 사랑스러운 아역 따위의 수식을 오래전에 던져버린 엘르의 알려진 차기작만 무려 7편. “언젠가 영화에 내 이야기를 담을 거예요.” 엘르는 멋진 여성 감독과 함께 작업하며 그들의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과 카메라 뒤에 있는 모습을 함께 상상하고 있다. 순수하지만 단호한 배우의 눈빛에서 앞으로 무르익을 일만 남은, 아직은 떫고 거친 야망이 느껴진다. 엘르 패닝, 그녀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CREDIT

사진 DUSAN RELJIN
스타일리스트 HORTENSE MANGA
글 THOMAS JEAN
에디터 정윤지
번역 박진영
메이크업 ISMAEL BLANCO(L’OREAL PARIS)
헤어 TIE TOYAMA(L’OREAL PARIS)
네일 SEVERINE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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