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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6. THU

Looking at ARA

보고 또 보고, 고아라

하얀 얼굴, 갈색 눈동자. 자꾸 보고 또 보게 되는 스물 여덞 고아라의 얼굴

블랙 터틀넥 니트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페이턴트 소재의 스커트는 Kenzo.



파스텔 톤의 러플 디테일 니트 톱은 CC Collect. 스커트는 Recto. 실버 링은 모두 Rita Monica.



블루 원피스는 Fayewoo.



오버사이즈 레더 트렌치코트는 Bottega Veneta.



이름에 정말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힘이 있을까? 예쁜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에겐 왠지 솜사탕처럼 달콤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을 통해 연예계에 등장한 고아라 역시 처음부터 ‘꽃길’이 예정된 스타처럼 보였다. “어릴 때는 그저 연기가 재미있었어요. 대학에 들어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치관이나 연기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힌 것 같아요. 누구나 그러하듯 그 나이에는 ‘난 누구인가’ ‘여긴 어딘가’ 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죠.” 인형 같은 외모의 촉망받는 유망주라는, 어쩌면 조금은 도식적인 이미지를 벗고 20대를 사는 고아라의 자연스러운 매력이 알려진 계기는 <응답하라 1994>였다. 부스스한 머리에 목 늘어난 셔츠를 입은 고아라는 비로소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생생하게 빛났고, 밝고 당찬 청춘의 이미지는 방영 중인 드라마 <화랑>으로 이어진다. 실제로도 긍정적인 성격을 본인의 최고 장점으로 꼽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고아라가 지닌 개성의 전부는 아니다. 혼자 보내는 일상의 대부분은 차분하고 서정적인 취미로 채워져 있다. 그중에서도 독서는 고아라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책 욕심이 많아요. 인터넷으로 말고 꼭 서점에 가서 사는데, 서점들이 점점 사라지더라고요. 도서관에도 잘 가고요. 향초를 켜두고 책 읽는 시간이 저에게는 힐링이에요.” 장르 불문한 책들과 버리지 않고 간직해 둔 대본으로 꽉 차 있다는 이 여배우의 서재에는 시 섹션이 따로 있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께 선물받은 류시화의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는 그녀는 직접 시를 끼적이기도 한다. “오래전부터 일기를 쓰듯 시를 써왔어요. 서른이 되면 제 이름으로 시집을 내고 싶어요.” 고아라는 그림도 그린다. “추상화라고 할까? 엄청 웃겨요. 전문적으로 그리진 못하고,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그리는 거죠. 자연을 좋아해서 풍경 사진도 많이 찍고, 사진을 토대로 그림을 그리기도 해요.” 1초마다 새롭고 자극적인 것들이 손 안에 업데이트되는 시대에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는, 아날로그 행위로 일상을 채우는 이유는 뭘까. “좋은 연기를 하려면 작품이나 인물에 대해 깊고 다양하게 볼 줄 알아야 할 텐데, 여자배우로 살면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좁다 보니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은 보고 듣거나 상상력을 통해 이해해야 하거든요. 또 책을 읽든 그림을 그리든, 한번 자리 잡고 앉으면 네다섯 시간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현장에서는 늘 많은 사람들과 북적대며 작업하니까 혼자 집중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찾는 것 같아요.”


고아라에게 최근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13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 정우성, 이정재가 공동 설립한 아티스트 컴퍼니와 인연을 맺은 것. 이번 촬영은 그녀가 새로운 회사에 와서 진행한 첫 화보. 준비 과정부터 촬영현장까지, 배우에 대한 회사의 존중과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수차례 미팅을 했는데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채워나가고 싶은 부분에 대해 회사가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고, 그런 면에서 믿음이 갔어요. 특히 배우 길을 오래 걸으신 선배님들이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얘기해 주시니 큰 도움이 되지요. 작품뿐 아니라 패션이나 연예계의 다양한 부분들에 대해 조언을 얻을 수 있어요.”


고아라를 만난 날은 그녀의 스물여덟 살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축하의 말을 건네려 하자 두 손을 휘휘 저으며 수줍어한다. “그냥 똑같은 날인 걸요. 가족이랑 보낼 예정이고요.” 새로운 챕터의 시작점에 선 젊은 배우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작품만큼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다. “파격적인 장르물도 해 보고 싶고, 전도연 선배님의 <밀양>처럼 내면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또렷한 색깔을 지닌 캐릭터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제 나이에 어울리는 사랑 이야기도 하고 싶고요.” 시를 쓰는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연기자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언젠가 자기 안에 품은 다양한 인생들로 한층 무르익은 배우 고아라가 펴낼 시집 제목이 궁금해진다.

CREDIT

PHOTOGRAPHER 목정욱
STYLIST 이원미
EDITOR 김아름
DIGITAL DESIGNER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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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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