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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4. MON

EARTH IS CRYING

쓰레기는 사지 않겠다

당장은 불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보다 더 불편한 사실은 자정력을 상실한 지구가 슬픈 역습을 시작했다는 것


3년 내로 하와이에서는 선크림을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 5월, 하와이 주가 해안의 산호초를 파괴하는 원인으로 선크림의 옥시벤존 성분을 지적하며 ‘선크림 판매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산호는 수많은 해양생물의 서식지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와이에서만 30~50%의 산호가 사라진 현실에도 불구하고 현지 선크림 생산 업체들은 ‘해당 성분이 모든 선크림에 들어가는 성분이며 이미 미국식품의약처 승인을 받은 성분’이라는 이유로 법안에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이 이기적인 소식에 씁쓸한 기분이 밀려왔다. 더욱 충격적인 건 얼마전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콧속에 빨대가 박힌 채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구조된 바다거북과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고는 천진난만하게 뜯어먹던 아기 북극곰. 아무 생각 없이 사용했던 플라스틱들이 이토록 공포스러운 존재일 줄이야. 이뿐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은 쉽게 인지할 수 없어 더욱 문제다. 미세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되지 않은 플라스틱을 파쇄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치약과 세안제, 스크럽제에 사용되기 위해 5mm의 작은 형태로 만들어진다. 최종적으로 분해되지 않고 마이크로 단위로 남은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해양생물이 이를 해파리로 착각해 섭취, 먹이사슬 단계에 따라 결국 사람의 몸에 축적된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영국은 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고, 미국은 해양 파괴 주범으로 여겨지는 빨대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외국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팔지 않겠다’며 플라스틱 사용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 그러나 대다수의 국내 기업들은 아직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런 실정이니 꾸준히 환경오염에 관심을 가졌던 몇몇 기업의 행보에 눈길이 갈 수밖에.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포장지를 사용하는 닥터 브로너스,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용기를 대체하고 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마이크로비즈를 전면 금지한 아모레퍼시픽, 포장지를 없애기 위해 바(Bar) 형태로 제품을 만들고 ‘터틀 젤리밤’ ‘SOS 수마트라 캠페인’ 등으로 제품 안에 환경 이야기를 꾸준히 담아온 러쉬까지. 구매 전에 찾아보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리스트다. 아직도 테이크아웃 컵을 이용하는 게 편하고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클렌저나 치약을 사용해야 개운한 느낌이 든다고 투덜대는 당신에게, 보다 직설적인 말을 하고 싶다. 미국 프레도니아 뉴욕 주립대 미세 플라스틱 전문연구원 메이슨 교수에 따르면 에비앙, 네슬레퓨어라이프 등 시판되는 250개 생수 가운데 93%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한다. 이게 다일까? 세계 1위 플라스틱 소비량을 자랑하는 탓에 한국 해안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 수치는 미국과 일본의 해안보다 40배나 높다. 만약 당신이 오늘 저녁에 생선을 먹을 계획이라면 그 안에 오메가3와 함께 무엇이 들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바다거북, 북극곰, 그 다음은 당신 차례일지도.



비닐을 삼킨 바다거북을 형상화했다. 물속에 터트리면 녹조가 둥둥 떠다니는 오염된 해양이 연출된다. 터틀 젤리 밤, 1만8천원, Lush.



속부터 겉 포장까지 완벽한 친환경. 콩기름으로 만들어진 잉크, 자연 분해되는 플라스틱 용기, 식물 유래 성분으로 만들어진 립밤. 아이디얼리스틱, 04 인생 코랄, 1만8천원, SEP.



죄책감 없이 쓰자. 흙 속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옥수수대 성분으로 만들어졌으니까. 치카칫솔, 4천원, Ground Plan.



UN환경계획에서 공지한 미세 플라스틱 22종을 배제했다. 젤리와 당류에서 추출한 자연 성분의 더모 퓨리파이어 오일 컨트롤 스크럽, 1만5천원, Eucerin.



옥시벤존이 포함된 유기 자차보다 화학물질이 첨가되지 않은 무기 자차를 애용하자. 퓨어 그린 선크림, 2만3천원, So Natural.

CREDIT

컨트리뷰팅 에디터 오신영
사진 전성곤
디자인 황동미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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