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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MON

SUSTAINABLE FASHION

패션의 중심에서 에코를 외치다

자연친화적인 패션 산업이 각광받는 요즘, 패션 하우스들이 지속 가능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1965년 <엘르> 프랑스 화보 ‘fashion is Changing’.


때는 2025년, 화창한 늦여름 아침. “햇살이 반짝여요. 어서 일어나세요! 친환경 신소재 바이오닉 얀(Bionic Yarn) 시트를 걷고 침대를 정돈하세요. 소이렌트 파우더와 아보카도 CBD 스무디로 만든 아침 식사가 완성됐어요. 자, 이젠 무슨 옷을 입을까요? 천연 인디고로 염색한 리바이스 오가닉 코튼 진과 균사체(버섯)로 만든 가죽 벨트가 좋겠네요. 맞춤 정장만큼 정교한 막스 앤 스펜서의 재활용 울 수트는 어때요? 여기에 드비어스의 합성 다이아몬드 스터드 장식, 보메 메르시에의 재활용 알루미늄 시계, 에코닐(Econyl)로 만든 스텔라 매카트니 핸드백 등 친환경 액세서리도 추천해요.” 시곗바늘을 미래로 돌려 상상해 본 ‘SF적인 아침’의 모습. 꽤나 먼 미래인 듯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지속 가능한 패션 아이템은 지금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예컨대 패션계의 흐름으로 보아 적어도 10년 안에 우리 옷장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패션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질 거예요.” H&M 책임자 안나 게다(Anna Gedda)가 말한다. “자원의 한계 때문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죠.” 그렇다면 지속적인 환경 보호를 위해 패션 브랜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럭셔리 그룹 케어링은 EP&L(환경손익계정)을 바탕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경제지표로 분석하고 시정 방안을 물색 중이다. 또 H&M은 2030년까지 재활용 재료만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며, 막스 앤 스펜서는 곧 모든 면화를 지속 가능한 자원에서 조달할 것이라 전했다. “그야말로 커다란 움직임이죠.” 영국 리테일 제품개발 및 혁신 책임자인 파스칼 리틀(Paschal Little)은 말한다. “무엇보다 우린 면을 가장 많이 사용하니까요.” 2020년까지 띠어리는 수피마(Supima) 코튼, 태즈메이니언 울,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 인증 트리아세테이트 등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는 소재를 사용할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공개 가능한 정보를 최대한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10년 안에 섬유는 물론 단추, 어깨 패드를 비롯한 옷의 내부 요소 등 모든 것이 대체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제조 및 지속 가능성 부문의 부사장 웬디 워프(Wendy Waugh)의 설명이다. 더욱 흥미로운 건 옷을 제작하는 테크놀로지의 눈부신 진화다. 리바이스와 시애틀의 섬유 기술 스타트업 애브뉴(Evrnu)의 합작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보자. 2016년 이 듀오는 낡은 재활용 티셔츠에서 추출한 섬유로 세계 최초의 청바지를 만들어냈다. 이 재활용 섬유는 의류 폐기물이 새로운 천으로 탄생한 것이며, 기존 면화 공정보다 훨씬 적은 양의 물로 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면은 농작물 중 가장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 중 하나로, 1kg의 면을 생산하는 데 무려 2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애브뉴는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아요.” 리바이스의 글로벌 제품 및 혁신 부서 디렉터 폴 딜린저(Paul Dillinger)의 말이다. “이제 우린 기존 면과 동일한 착용감을 지닌 실용적인 의복을 생산하게 됐어요. 아직 시장에 선보이진 않았지만 애브뉴의 모든 혁신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보다 광범위한 공급망을 도입할 시점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죠.” 이와 관련된 수많은 프로젝트가 하우스 내 연구소에서도 진행 중이다. 케어링 그룹은 2013년 밀란 외곽에 소재 혁신 연구소인 MIL(Materials Innovation Lab)을 열었다. 구찌는 플로렌스 외곽에 신소재 프로토타입과 샘플을 제작하는 아트랩(Artlab)을 오픈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본사 인근에는 리바이스의 유레카 이노베이션 랩(Eureka Innovation Lab)이 있는데, 이곳에선 산화제로 의류를 페이딩하는 등 친환경적인 청바지 제작법을 연구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노력이 실생활에 어떤 방법으로 이어질까? “여러분이 입는 옷들은 와인 부산물로 제작한 비건 가죽 혹은 바이오 폐기물에서 추출한 섬유로 만든 제품이 될 거예요.” 안나 게다의 말처럼 재활용 소재가 옷 제작에 자유롭게 사용될 것이다. “또 패션 업계의 흐름이 공급 위주에서 수요 중심적 방향으로 변화될 것 같아요. 판매되지 않을 옷은 생산하지 않기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죠.” 이런 패션계의 혁신과 노력이 지금은 비현실적이고 불투명하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의 흐름이 얼마나 빨리 진화 중인지를 고려한다면 머지않아 많은 부문에서 실현 가능한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패션 하우스가 설립한 연구소의 획기적인 친환경 소재 개발, 지구를 생각하는 의류 디자인과 이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순환 경제는 충분히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다.

CREDIT

글 DANA THOMAS
에디터 김미강
사진 PETER KNAPP
번역 권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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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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