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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3. FRI

EMBRACE AMBITION

여자의 이름으로

모델 아이린과 토리 버치가 나눈 여자로서의 삶과 미래


뉴욕에서 함께 뜻깊은 대화를 나눈 토리 버치와 아이린.



지금처럼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남성 편향적이었던 세상을 향해 이토록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었던가? ‘여자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수식과 편견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재단을 통해 오랜 시간 여성들을 지지해 온 토리 버치를 뉴욕에서 만났다. 패션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에 국한하지 않고 워킹 맘이자 사업가로서 여성들의 행보를 지지해 온 그녀가 획일적인 여성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모델 아이린과 특별한 대화를 나눴다.


아이린(이하 IR) 페미니즘이 화두인 요즘, 해당 이슈에 관한 견해를 듣고 싶어요. 그동안 여성들을 지지해 온 방식에 대해서도요.

토리 버치(이하 TB) 많은 분이 모르실 테지만, 그것이 바로 제가 회사를 설립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토리 버치 사업계획서엔 여성을 위한 재단을 설립할 수 있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구축하겠다고 적혀 있어요. 요즘 들어 여성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IR 맞아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죠. CEO로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과거와 현재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나요?

TB 저희 남매를 공평하게 대하신 부모님 덕에 어릴 적엔 ‘남녀 차별’을 모르고 자랐어요. 하지만 사회에 나오니 불리한 면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를테면 같은 직급이어도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연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요.
IR 당신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건이 있었나요?
TB 물론이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가 하는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이 종종 있었죠. 외모를 이야기하는 건 물론이고요. 아, 얼마 전 당신의 몸매를 평가했다는 온라인 뉴스 이야기를 들었어요.
IR 맞아요. 그 기사를 본 후 제 솔직한 심정을 적어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했어요. 한국은 여전히 남성의 입김이 센 곳이라 포스팅을 잠시 주저하기도 했지만요.
TB 미국 역시 마찬가지에요. 반응은 어땠나요?
IR 다행히 많은 분이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셨고, 제 인스타그램 중에서 가장 많은 댓글과 ‘좋아요’를 기록한 게시글이 됐어요.
TB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생각나네요. 어떤 이벤트에서 사회자가 저를 ‘여성 CEO’라고 소개한 적 있어요. 저는 미소를 띠며 “저는 한 번도 ‘남성 CEO’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는데요”라고 말했죠.
IR 그렇군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여성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토리 버치의 <Embrace Ambition>이란 비디오를 봤어요. 무척 인상 깊었어요.
TR 고마워요. 무려 192개 국가에서 저희 캠페인 영상을 접했다고 하네요. 여성들의 삶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기대하고 있어요.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죠. 성별로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기회와 대가를 마련하는 일이 가장 중요해요.
IR 토리 버치 재단에 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요.
TB 재단을 설립한 근본 이유는 여성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었어요. 더불어 멘토 프로그램과 네트워킹의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죠.
IR 세 아들을 둔 워킹 맘인데, 가정과 일 사이의 균형을 지켜온 비결도 궁금합니다.
TB 사실 무척 어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제가 ‘좋은 엄마와 아내’가 아니라면 ‘좋은 사업가’가 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제게는 가족이 일보다 중요해요. 집에 있을 땐 늘 스마트폰을 꺼두는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서죠.
IR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여성들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TB 스타트업은 특히 힘든 일이고, 성공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늘 발 빠르게 움직이고, 매사에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며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하죠. 사업을 꿈꾸는 여성들이 모여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법도 추천해요.
IR 공감해요.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니까요. 특히 요즘 같은 디지털 중심 사회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TB 맞아요. 불과 14년 전 토리버치 온라인 스토어를 론칭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저더러 미쳤냐며 말렸어요.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고 했죠. 하지만 그 사이에 세상이 달라졌어요. 당시엔 사람들이 저에게 잘못된 선택을 내렸다고 했지만, 중요한 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한 일을 지켜나가는 태도예요.
IR 요즘 한국의 여성 사업가들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의견과 힘을 나누고 있어요. 저와 친구들은 물론 많은 이들이 서로 돕고 응원하고 있어요.
TB 정말 좋네요.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IR 우리가 모이면 모일수록 점점 힘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TB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죠.
IR 맞아요. 좀 더 다채롭고 즐거운 세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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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f/w






토리 버치 2018 S/S 컬렉션.

CREDIT

에디터 김미강
사진 DAMIEN KIM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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