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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2. THU

THE NEXT K-TALENTS

K패션의 신예들

지난 2017년, 해외 패션 전시회에서 K패션의 미래를 확인시켜준 폐션계의 반짝이는 블루칩들

2014년에 시작된 ‘해외 패션 전시회 지원 사업’은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돕기 위해 해외 패션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의 주최로 만들어졌다. 2017년엔 총 스무 팀의 신진 디자이너들이 선정됐다. 지난해 상반기, 화이트 밀란(White Milano) 트레이드 쇼에 디자이너 전원이 참석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팀마다 개별적으로 다양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총 두 시즌 동안 든든한 지원을 경험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해외 전시회 경험은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통해 현실적인 팁을 얻을 수 있었다. 해외에는 이 같은 지원 제도가 없어서 부러워하는 외국 디자이너들도 많았다.” “브랜드와 스타일이 맞는 고객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전시회 참가는 다양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미디어에 노출될 수 있는 홍보적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디자이너 이동근과 주얼러 유별나는 부스 지원 외에도 마케팅과 홍보, 바이어 매칭, 컨설팅 등 다각적인 지원을 경험했다. 스무 팀 모두 참석한 화이트 밀란은 세계 5대 트레이드 쇼 중 하나로, 이번 시즌엔 이례적으로 ‘서울 에어리어’라는 이름의 K패션 스페셜 부스 존을 마련해 K패션의 역량을 유감없이 펼쳤다. 스카프 브랜드 생럭슈의 김보영은 2년 동안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통해 준비 과정부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 2년 동안 해외 채널에 대한 우리 브랜드만의 데이터와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었던 점이 무엇보다 큰 성과다.”
지금 <엘르> 코리아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K패션의 새로운 이름을 소개한다.



JWL by 이재우

디자이너 이재우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석사 과정을 마치고, 2016년 런던 ‘패션 스카우트’ 수상자로 선정돼 글로벌한 관심 속에서 런웨이 데뷔를 이뤘다. 같은 시즌, 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동일한 컬렉션이 다시 한 번 런웨이에 오르면서 한국 하이패션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소재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웰메이드 테일러링, 구조적인 패턴, 남성성과 여성성이 교차하면서 완성된 파워플한 여성성, 정제된 디자인이 그녀의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매 시즌, 특정한 컬렉션 테마를 정하지 않고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호기심, 기억에서 출발하는 그녀의 컬렉션에선 예술적인 심미안이 엿보인다. 





Contempoh by 이하나

2016년, 컨템포에이치를 론칭한 이하나는 패션 주얼리와 아트 주얼리의 경계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디자인한다. 그녀의 주얼리를 보면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려놓은 페인팅 작품이나 모던한 조형 작품이 연상된다. 피카소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델리카티즘’ 컬렉션의 경우, 눈에 보이는 디테일뿐 아니라 빛을 받아 연출된 그림자 형태까지 세심하게 디자인할 만큼 섬세함과 완성도가 뛰어나다. 이번 시즌 주제는 ‘1920년대 예찬’. 예술의 황금기였던 1920년대의 예술과 패션, 재즈 음악에서 얻은 영감을 스테이트먼트 주얼리로 재해석했다.   




TIIKI by 김영균

김영균은 지난 2015 F/W 시즌, 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런웨이 데뷔와 동시에 ‘서울 10 소울’에 선정되면서 무서운 신예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괴물, 사도, 네오 밀리터리 등 그의 컬렉션에 등장한 이미지들은 공상과학영화 속의 판타지가 연상되는 전위적 무드가 특징이다. 일명 ‘사이언스 픽션 스트리트’라고 불리는 티키의 시그너처 스타일에서 중요한 요소는 비주얼 아트워크.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전, 패션 브랜드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그에게 무척 친숙한 방식으로, 그래픽 프린트를 접목한 항공 점퍼는 K팝 아이돌 스타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그는 SF와 액션영화, 애니메이션, 서브컬처에서 영감을 얻는다.




Ul:kin by 이성동

디자이너 이성동은 아깝게 버려지는 작가들의 습작과 졸업 작품을 모아 가방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얼킨을 론칭했다. 그는 업사이클링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재능 순환 전시’를 열어 신진 작가들을 알리고, 수익금의 일부로 작가들을 지원하며, 최근엔 정기구독자들에게 매월 새로운 작가와 협업한 의류 에디션과 함께 전시 소식과 티켓을 발송하는 ‘얼킨 스트리밍 웨어’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리사이클링 가방에서 남성복과 여성복으로 확장된 얼킨 컬렉션은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거쳐 2018 S/S 시즌부터 서울패션위크의 메인 컬렉션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그동안 정치와 명예, 이념 등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주제로 다뤄온 이성동은 이번 시즌에는 군복을 명예로운 수의로 재해석했다. 




1L STUDIO by 김소영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꿈을 좇아 밀란으로 떠난 김소영은 에우로페오에서 주얼리 과정을 마친 후, 현지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국내로 돌아온 2015년, 그녀가 론칭한 일스튜디오는 비슷비슷한 컨템퍼러리 주얼리 브랜드 속에서 차별화된 정체성이 돋보인다. 첫 컬렉션인 ‘네세서티스’와 두 번째 컬렉션 ‘퍼스널라이제이션’ 모두 착용을 넘어 일상에서 ‘사용’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주얼리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패션 액세서리보다 제품 디자인에 가깝게 느껴진다(이 때문인지 해외 디자인 페어와 뮤지엄 숍에서도 인기가 높다). 연필깎이 네크리스와 펜슬 홀더 네크리스, 이어폰 이어링 등 일상의 영감을 매끈한 금속으로 다듬은 주얼리에서 위트가 느껴진다.




 

Goyoda by 최고요

디자이너 최고요는 런던 패션 칼리지에서 특수분장을 전공한 후, 커스텀메이드 헤드 웨어 브랜드 ‘고요다’를 론칭했다. 고요다가 지향하는 아름다움은 암흑 세계인 디스토피아. 어둠과 그로테스크 로맨티시즘에 담긴 특별한 아름다움을 아트 피스에 가까운 헤드피스에 담는다. 그는 <실락원>에 등장하는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와 네덜란드 화가 히로니뮈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 등 기괴한 아름다움과 욕망에서 영감을 얻고, 이를 우레탄이나 깃털, 청동, 플라스틱 등의 재료를 사용해 주형 작업을 통한 수작업 방식으로 제작한다. 이번 시즌 컬렉션은 세 폭으로 이뤄진 중세 제단화 ‘쾌락의 정원’ 중앙 패널에서 영감을 얻은 청동빛 헤드피스들이 주를 이룬다.




ETCH by 최지훈

카이아크만, 톰보이, 보브 등 내셔널 브랜드에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은 최지훈은 커리어를 잠시 접고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졸업 후 2017 S/S 시즌에 론칭한 에취는 ‘마음에 그리다’ ‘아로새기다’라는 의미와 함께 수그러들지 않는 열정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빈티지 의자의 부드러운 컬러와 미래적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첫 번째 컬렉션에 이어 2018 S/S 컬렉션은 티나 마리의 소울플한 감성과 80년대 TV 쇼 <소울 트레인>의 레트로 무드로 채워졌다. 두 번의 컬렉션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준 것은 박스 실루엣과 직선적인 커팅, 스포티한 요소와 테일러링의 절묘한 조합. 특히 컬러를 사용하는 방식이 세련되고 유니크하다.




AMU by 김영민

아무의 컬렉션은 화이트와 블랙, 그레이 일색이다. 매 시즌 특별한 테마나 컨셉트를 정하지 않고, 제한된 컬러 팔레트에서 실루엣의 변주가 아름다운 모노톤의 데일리 룩을 만든다. 국내외에서 입소문 난 인디 브랜드 ‘제너럴 이브’를 통해 오랫동안 여성복에서 경험을 쌓은 김영민은 남녀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어 아무를 시작했다. 브랜드 이름은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의 그 ‘아무’. 그래서 누구나에게 잘 어울리는 모노톤과 어떤 체형에도 어울리는 여유롭고 풍성한 실루엣을 택했다. 종종 아시아 전통 복식 요소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데, 최근 컬렉션에선 한국 복식의 요소를 활용해 저고리 스타일의 크롭트 셔츠와 풀 스커트를 선보였다.




MAKE:D by 이민정

메이크디는 디지털 노마드족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아이패드 클러치백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라믹 디자인 전공자인 이민정은 2013년 메이크디를 론칭하고 일상과 밀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디자인해 각박한 도시인에게 꿈을 화두로 던지기 시작했다. 손으로 가방을 움켜쥐는 부분에 장식한 가죽 핸들 스트랩 위에 ‘꿈을 잡으세요’라는 메시지를 새긴 HYD(Hold Your Dream) 라인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시그너처 아이템이다. 모든 제품의 디자인은 사용자를 배려한 정제된 디테일이 돋보이며 소재와 컬러, 내부 구성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




KEUNI by 이동근

한섬과 오브제, 바바패션 등 국내 톱 내셔널 브랜드를 거치며 긴 커리어를 쌓은 이동근은 안정적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2017년, 박민재 대표와 함께 그니를 론칭하면서 커리어의 2막을 열었다. ‘그니’는 가족의 돌림자인 ‘뿌리 근’에 ‘I’를 붙여 만든 담백한 이름. 그니의 옷은 시처럼 서정적이고 감성적이며 간결하다. 완전한 새로움을 찾기 어려운 미니멀리즘의 무드 속에서 그는 유니크한 볼륨과 미세한 디테일로 남다른 뉘앙스를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이번 시즌 컬렉션은 부드러운 곡선의 드레이핑 재킷과 소매를 원형으로 재단한 원피스, 메탈 링을 장식한 서머 코트 등 가벼움과 부드러움에 대해 참신한 해석을 보여준다.




CREDIT

사진 신선혜
컨트리뷰팅에디터 주가은
모델 하현재, TOBIAS SCHRAMM
헤어 이지혜
메이크업 류현정
패션어시스턴트 임지현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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