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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7. SAT

THE MEN AT THE TOP

토마스 메리코스키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컬렉션을 통해 단기간에 영향력 있는 브랜드를 이끈 디자이너


TUOMAS MERIKOSKI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컬렉션을 통해 단기간에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거듭난 알토(Aalto)의 디자이너 토마스 메리코스키의 이름을 기억하길. 고향 핀란드를 떠나 파리에 정착한 그는 수년간 지방시와 루이 비통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소 생소한 핀란드 문화와 아름다움을 전파하기 위해 2014년에 브랜드를 론칭했다. 시즌마다 다양한 아트 컬래버레이션과 새로운 그래픽 작업을 선보이며 탄탄대로를 밟고 있는 알토. 지난 9월에 자리를 옮긴 파리의 새로운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다음 시즌 준비로 분주한 토마스 메리코스키를 <엘르>가 직접 만났다.

브랜드 이름이 독특하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알토는 핀란드에서 흔한 성(姓) 중 하나이고 동시에 ‘파도’를 뜻한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바 알토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듯한데, 내 브랜드가 핀란드 태생이라는 사실을 쉽게 각인시키기 위해 이런 이름을 선택했다. 또 평소에 바다와 파도를 좋아하기도 하고.
지방시와 루이 비통을 거쳐 독자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 알토를 론칭하기 전 지방시에서 9년, 루이 비통에서 6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그동안 많은 브랜드들이 론칭하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봤으니, 단순히 디자이너로서 최종 목적(브랜드 론칭)을 위해 알토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내가 표현하려는 유니크한 패션 세계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전달하고 싶어 오랜 준비 끝에 알토를 론칭했다.
방금 언급한 ‘유니크함’이란 패션계에 몇 없는 핀란드 출신이 가진 독특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정 단어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아무리 오랫동안 파리에 살았어도, 내 정체성은 굉장히 ‘핀란드적’이다. 게다가 핀란드 문화를 보여줄 하이패션이 전무한 상태니 알토의 등장은 그 자체로 유니크하지 않은가(웃음).
파리로 건너와 컬렉션을 선보이게 된 계기 앞서 얘기한 알토의 유니크한 패션 스토리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핀란드보다 패션 중심지인 파리가 적절했다.
그렇다면 알토는 핀란드적인 디자인을 지향하는 브랜드라 해도 무방한가 그렇다. 핀란드 사람들은 꾸밈과 군더더기 없이 현실적인 편이다. 평소에도 불필요한 대화나 스몰 토크를 거의 나누지 않는다. 일상의 대부분이 굉장히 현실적이랄까. 알토 역시 동화적인 오트 쿠튀르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과 실현 가능한 기능을 갖춘 패션 브랜드다. 아마 이런 부분이 지극히 핀란드적이라 할 수 있겠다.


작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파리의 알토 쇼룸.


토마스 메리코스키의 디자인 작업실.


다채로운 컬러는 알토를 상징하는 주요 키워드다.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뤘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떤 면에서는 급성장이라고 볼 수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더 멀다. 모든 일이 기억에 남지만 당연히 알토를 론칭했던 순간이 가장 생생하다.
사진가 요코 레히톨라(Jouko Lehtola)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매번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다 알토를 론칭하면서 오늘날의 핀란드 문화와 예술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요코 레히톨라의 작업을 테마로 삼았다. 그의 작업은 꾸밈없이 순수하고 시적인 핀란드의 젊은 세대를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들은 알토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일맥상통한다. 이 외에도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인 무민과의 협업 역시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금은 핀란드의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에자 페카 살로넨(Esa-Pekka Salonen)과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전체적으로 젊은 층의 문화를 강조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당신이 생각하는 ‘유스 컬처’는 어떤 모습인지 요코 레히톨라의 사진처럼 내가 생각하는 유스 컬처는 정제되지 않은, 거칠고 천진난만한 동시에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다. 정해진 규칙을 순종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하는 용기도.
독특한 실루엣과 생생한 컬러가 돋보인 S/S 시즌 컬렉션의 스토리가 궁금하다 어느 순간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영감을 받아 ‘After Nature’라는 테마를 정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이기에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를 다채로운 컬러로 표현했다. 또 비비드한 컬러 팔레트는 핀란드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이 색감들을 좀 더 재미있게 구성하고 싶었다.
특히 노란색 리팩(Repack)이 신선했다 리팩은 핀란드의 패키징 솔루션으로, 재활용 소재로 만든 제품을 선보이며 쓰레기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탄생한 브랜드다. 알토 역시 환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온라인 숍에서 주문한 고객에게는 리팩을 이용해 배송해 왔는데, 이번 시즌엔 리팩에 손잡이와 스트랩을 부착해 가방으로 출시했다.
2018 S/S 컬렉션 중 알토를 대변하는 룩이 있다면 한층 페미닌해진 수트와 비대칭적인 실루엣의 드레스.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았고, 새로운 실루엣에 도전해 봤다.
LVMH 프라이즈 수상 등 현재 가장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로 언급되고 있는데. 새로운 시대를 이끌 ‘영 디자이너’로서 갖춰야 할 태도는 그야말로 가슴속에서 나오는 강렬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는 것. 디지털의 발달이 가져온 시장 변화로 처음엔 엄청난 화제를 모았지만, 예상 외로 빠르게 사라지는 브랜드가 많다. 신생 디자이너라 하더라도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과 메시지를 잃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좋은 옷을 만들어야 살아남는 시대는 지났다. 디지털 분야가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격하게 공감한다. 디지털의 발전이 이토록 빨리 패션에 침투할지 누가 알았나. 이런 현상은 패션쇼를 넘어 웹사이트, e-커머스, SNS로 이어지기에 심도 있는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그 결과를 통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최근 알토 웹사이트도 요즘의 흐름에 맞게 리뉴얼을 마쳤다. 이는 전 세계 고객들과 좀 더 긴밀하게 소통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다행히 그들의 피드백 역시 이전보다 활발해서 큰 도움이 된다.

올봄 <엘르>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특별한 스타일링 팁이 있다면 서로 다른 느낌의 아이템을 과감히 매치해 보길 추천한다. 대비되는 소재와 실루엣의 아이템을 감각적으로 조합한 룩은 어떤 쇼 피스보다 근사하니까. 이를테면 아주 얇고 섬세한 소재의 드레스와 묵직한 오버사이즈 모직 코트를 매치했을 때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처럼.
어떤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나 알토라는 브랜드를 통해 핀란드 문화와 스타일을 현실적으로 보다 아름답게, 오랫동안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CREDIT

글 김이지은
에디터 김미강
사진 MICHEL GIESBRECHT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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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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