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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2. FRI

COCO VOYAGE

캡틴 칼의 여정

가브리엘 샤넬이 사랑한 프랑스 남부로 회귀한 샤넬의 2019 크루즈 쇼


매 시즌 패션 하우스들은 크루즈 컬렉션을 위해 ‘낯섦’이란 키워드를 적용하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도시를 탐험해 왔다. 샤넬 역시 그 선두에서 마이애미, 베니스, 싱가포르, 쿠바, 서울에 이르기까지 생경한 도시로의 초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캡틴 칼 라거펠트는 이번 2019 크루즈 컬렉션을 위해 크루즈 항해의 방향타를 마드모아젤 샤넬에게 가장 익숙한 프랑스 남부 해안으로 돌렸다. 지난 5월 3일, 샤넬 크루즈 쇼가 열리는 그랑 팔레로 향하던 중 초대장에 그려진 여객선 일러스트레이션을 힌트 삼아 쇼의 다양한 가능성을 도출해 봤다. 언제나 기대를 뛰어넘는 칼 라거펠트의 무한한 상상력은 쉽사리 예상할 수 없었다. 아름다운 노을이 센 강을 물들일 때쯤 그랑 팔레에 다다랐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쇼장으로 들어섰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웅장하다 못해 한눈에 담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여객선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랑 팔레의 천장은 별빛이 은은하게 반짝이고, 잔잔한 파도가 출렁이는 디지털 효과를 더한 항구엔 엄청난 규모의 샤넬 크루즈호, 이름하여 ‘라 파우자(La Pausa)’가 정박해 있었다. 가브리엘 샤넬이 여름휴가를 보내던 별장의 이름을 딴, 무려 300t에 달하는 여객선의 크기에 관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터트렸다. SNS에 남길 여객선과의 인증 샷을 프레임에 담기 위해 수많은 게스트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그중에서도 크루즈호의 뱃머리와 닻줄을 내려 정박해 놓은 부둣가 한 편이 포토 스폿). 크리스틴 스튜어트, 마고 로비, 릴리 로즈 뎁, 가스파르 울리엘, 캐롤라인 드 메그레 등 샤넬의 뮤즈들도 승선을 위해 속속 자리했다.



잠시 후 커다란 뱃고동 소리가 울려 퍼지며 마린 룩 차림의 선원들이 크루즈에 모습을 드러내자 닻을 올리며 쇼의 시작을 알렸다. 가장 먼저 코코 샤넬의 시그너처 룩을 오마주한 ‘라 파우자’ 레터링이 새겨진 풀오버와 핀스트라이프 와이드 팬츠를 입은 크루들이 승선을 이끌었고, 아이코닉한 판타지 트위드 시리즈 퍼레이드가 뒤를 이었다.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크롭트 스타일과 루스한 실루엣이 한층 더 캐주얼한 분위기. 작열하는 태양보다 따뜻한 햇살을 머금은 듯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가운, 깊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오션 블루 컬러의 팬츠 수트, 휴양지에서 한때를 즐기는 소년과 소녀들에게 어울릴 법한 레인보 컬러 니트와 데님 웨어, 일렁이는 물결을 모티프로 한 그래픽적인 스트라이프 패턴 드레스 그리고 해 질 녘을 위한 시퀸 장식의 이브닝 웨어에 이르기까지! 그 시절 가브리엘이 사랑했을 법한 프랑스 남부 해안에서 포착되는 일련의 모멘트들이 칼 라거펠트의 손길을 거쳐 다시 한 번 모던하게 재탄생했고, 한층 경쾌해지고 젊어진 액세서리는 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당장이라도 손에 넣어 갖고 놀고 싶을 만큼 깜찍한 튜브 모티프의 미니 백, 로프 스트랩을 더한 새들 백, 브로치로 장식한 베레, 그리고 ‘쿨’한 색감의 틴티드 선글라스까지. 특히 메종 미셸과 협업한 빨간 폼폰 장식의 라피아 햇과 카멜리아를 얹은 화이트 플로피 햇은 쇼가 끝나고 패션 얼리버드의 위시 리스트 0순위에 오를 게 분명해 보였다. 21세기 모던 크루즈 걸을 위한 88여 벌의 피날레가 끝난 뒤 모델들은 일제히 크루즈선에 올랐다. 곧이어 캡틴 칼 라거펠트와 그의 든든한 조력자인 버지니 비아르가 선상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환상적인 크루즈 여행을 이끈 패션 황제를 향해 게스트들의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제 반짝이는 별이 수놓은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뜨거운 선상 파티를 만끽할 차례! 칼 라거펠트가 준비한 쇼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지막 여정을 즐기기 위해 모두가 ‘라 파우자’ 호에 탑승했다. 이윽고 뮤지션 코린(Corine) 공연의 막이 오르고 열기는 한층 고조됐다. 선상 위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몽환적이고 실험적인 그녀의 음색과 디스코풍의 리듬에 몸을 맡긴 채 파티 모멘트에 빠져들었다. 이틀 후, 샤넬 크루즈 여객선의 문이 다시 한 번 열렸다. 해시태그 ‘CHANELStudentDay’ ‘CHANEL Generation’을 내걸고 컬렉션 최초로 패션 스쿨 학생들에게 엊그제 열린 따끈따끈한 크루즈 컬렉션을 공개한 것.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샤넬 하우스 장인들의 놀라운 테크닉과 기법으로 탄생한 섬세한 소재들을 보며 직접 경험하는 이례적인 자리를 마련했다. 그뿐만 아니라 뉴 크리에이터들의 양성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프랑스 내는 물론 나아가 해외 유수의 패션 디자인 스쿨들과도 끊임없이 교류하며 학생들의 독창성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멘토의 역할까지 해내며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라 파우자>호는 단순한 크루즈 컬렉션을 펼친 장소이기 전에 전 세계에서 초청된 수많은 게스트를 비롯해 디자이너를 꿈꾸는 패션 학도까지 그곳에 승선한 모든 이에게 새로운 패션 판타지와 희망, 꿈을 선사한 것이다. 가브리엘 샤넬이 라 파우자 별장에서 그랬듯!


1 프랑스 여배우 로르 마르사크의 딸이자 배우로 입지를 다진 릴리 타이엡. 18세의 어린 나이답게 상큼한 매력이 돋보이는 LBD와 아이코닉한 체인, 진주 액세서리로 무장했다.

2 완벽한 금수저 릴리 로즈 뎁의 매력적인 포즈. 반짝이는 튜브 드레스 외에는 그 어떤 스타일링도 하지 않았지만, 쇼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뮤즈임이 분명했다.


1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애프터 파티까지 칼 라거펠트 옆에 꼭 붙어 다니며 그의 총애를 듬뿍 받았다. 영원한 앰배서더!

2 한층 그윽해진 눈빛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가스파르 울리엘. 라 파우자에서 그가 움직이는 곳마다 여성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3 한국의 대표 셀러브리티로 참석한 김고은. 공항 패션부터 ‘핫’ 이슈를 몰고 다니며 현장에서도 강력한 아우라를 내뿜었다.


1 아나 무글라리스는 프랑스 남부 해변과 꼭 닮은 블루 컬러의 트위드 재킷과 레더 팬츠를 매치해 프렌치 시크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2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반짝이는 캐시미어 드레스로 멋을 낸 캐롤라인 드 매그레. 평소보다 한껏 드레스업한 모습이 새롭다.

3 환하게 웃는 밝은 미소로 누구보다 건강한 아름다움을 선사한 마고 로비.

CREDIT

에디터 방호광
사진 COURTESY OF CHANEL, GETTYIMAGESKOREA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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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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