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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3. SUN

Magical Moment

오트 쿠튀르의 초대

장인 정신과 판타지, 쇼맨십이 가득했던 2017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 리포트

 

DIOR
“완전한 컬렉션은 모든 나라와 다양한 타입의 여성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자신의 고향인 로마와 디올의 유산인 파리, 그리고 남성복에서 차용한 요소와 에스닉 피스를 혼합하며 지리적, 심리적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애비에이터 스타일의 재킷과 남성적인 페도라, 실크와 튤 소재의 동화적인 드레스가 공존하는 등 스타일과 문화에 관한 ‘방랑’이 그녀에게 영감을 준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GIORGIO ARMANI PRIVE
이번 쿠튀르 컬렉션의 오프닝 역시 디너 타임에 입을 법한 브이넥 롱 재킷에 슬림한 팬츠로 이뤄진 세련된 팬츠 수트로 시작됐다. 스카이 블루와 매그놀리아, 보랏빛 등 미스터리한 색조를 비롯해  모델들이 똑같이 착용한 모자에서도 아르마니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눈을 번쩍이게 하는 새로움은 없었지만 크리스털로 감싸 플라워 패턴의 윤곽을 강조한 블랙 페이턴트 가죽 리본, 투명한 베일, 정성껏 수놓은 자수 등에서 장인 기운이 충만한 아르마니의 건재를 느낄 수 있었다.

 

 

 

CHANEL
1982년부터 샤넬에서 일해온 라거펠트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일 때도 많지만 최근엔 전통적인 샤넬로 돌아가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오트 쿠튀르 컬렉션 역시 그랑 팔레 유리 천장 아래 38m 높이의 에펠 탑을 세워 브랜드의 근간인 파리를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파리지엔이 되살아난 모습과도 같아요. 컷과 형태, 실루엣으로 모든 것을 말하고 있죠. 라인이 분명하고 그래픽적인 형태를 띠며, 모던합니다.” 트위드 재킷의 소매를 볼록하게 하거나 돔 또는 A라인 형태의 드레스, 깃털을 모피처럼 표현한 것 모두 라거펠트의 오리지널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컬렉션이었다.

 

 

 

MAISON MARGIELA
존 갈리아노가 트렌치코트를 활용해 해체 미학의 끝판을 완성했다. 쇼장에 실제 의상에 사용된 패턴들, 잘라낸 리놀륨, 마감 처리되지 않은 의상 등이 더해져 존 갈리아노의 창작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시즌 그는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며 ‘글래머’라는 키워드에 천착했다. 얇은 시폰 가운을 작은 블라우스로 커팅한 뷔스티에나 아프리카 부족 모티프의 드레스라든지 미니멀한 마르지엘라와 맥시멀리스트 존 갈리아노가 혼연일체를 이룬 컬렉션이 완성됐다.

 

 

 

VIKTOR & ROLF
대범함과 실험 정신으로 똘똘 뭉친 빅터 & 롤프 컬렉션에는 쇼맨십이 더해져야 제격이다. 이번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는 1999년에 선보인 러시언 돌 컬렉션을 연상시키는 오버사이즈 인형 탈을 쓴 모델들이 런웨이를 걸었다. 패드가 들어간 하이테크 소재의 패브릭으로 완성한 보머 재킷과 패치워크 데님 팬츠가 주를 이뤘는데,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인형 탈 없이 또 한 번의 런웨이가 이루어졌다. 그들은 “현실은 때때로 매우 비현실적이에요. 우리는 비현실과 현실을 한 무대에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VALENTINO
발렌티노의 컬렉션은 늘 엄숙하고 장엄하다. 종교적인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은 길고 우아하며 품격이 넘친다. 이번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는 신성한 분위기는 유지하되 애슬레저 트렌드를 반영, 진지함을 탈피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밍크 케이프와 매치한 트랙 팬츠, 마시멜로나 네온 등의 독특한 컬러 팔레트, 언뜻언뜻 보이는 관능적인 트임 등이 어우러져 역대 가장 스포티한 발렌티노 컬렉션을 완성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싶다. 성스러운 영역과 현실 세계가 조화를 이룬 발렌티노의 도약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GIAMBATTISTA VALLI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런웨이는 쿠튀르 컬렉션이 부유한 중년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편견을 무너뜨리는 쇼 중 하나다. 유혹적인 자수와 색채 미학, 테일러링과 디테일의 결합으로 여성의 곡선미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그는 매 시즌 각국 여성들이 무엇을 입고 싶어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다. 낮에 입는 미니드레스부터 이브닝드레스, 웨딩드레스에 이르기까지 젊고 생기 발랄한 고객들은 또 한 번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완벽한 테크닉에 반해버린 듯하다.

 

 

 

FENDI
파리 쿠튀르 시즌의 마지막은 펜디의 오트 푸뤼르(Haute Fourrure; 하이엔드 퍼) 컬렉션이 장식했다. 라거펠트는 그의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펜디 무대에 쏟은 듯했다. 링크스와 세이블로 만든 입체적인 인레이, 금속 느낌의 소재를 자카르 기법으로 엮는 직조 방식으로 붓꽃과 데이지, 크로커스, 양귀비 등 고혹적인 꽃을 만들어 모피 정원을 건설했다. 코쿤 형태의 어깨선과 하트 모양의 케이프까지 더해 환상적인 유토피아를 선사했다.

CREDIT

에디터 정장조
사진 GETTYIMAGESKOREA, CHANEL, DIOR, GIAMBATTISTA VALLI,
GIORGIO ARMANI, FENDI, VALENTINO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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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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